당정 “기업 중대위법 과징금 ‘최대 10배↑’”…배임죄 폐지는 좀 더 논의

당정 “기업 중대위법 과징금 ‘최대 10배↑’”…배임죄 폐지는 좀 더 논의

당정, 2차 경제형벌 합리화 규정 331개 손질 예고
대리점 갑질 과징금 5억원→50억원…경미 사안은 과태료 전환키로
배임죄 폐지는 내년으로 넘겨 “다음 협의서 진전 내용 발표”

기사승인 2025-12-30 11:39:05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경제형벌·민사책임 합리화 태스크포스 단장인 권칠승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형벌 민사책임 합리화 제2차 당정협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대신, 고의성이 없거나 경미한 위반에 대한 형벌은 과태료로 전환하는 방향의 경제형벌 제도 개편에 나섰다. 다만 형법상 배임죄 폐지는 대체 입법이 마련되지 않아 이번 논의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민주당 경제형벌민사책임합리화TF(태스크포스)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획재정부·법무부 등과 함께 제2차 당정협의를 열고 총 331개의 경제 형벌 개선을 결정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9월 발표한 1차 개편에 이어 과도한 형벌 규정이 민간 활동을 위축시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 대해 과징금 등 금전적 제재를 대폭 강화하겠다”며 “불공정 거래 행위나 정보 유출 방지 노력 미비 등에 대해 형벌 중심 관행에서 벗어나 시정 명령과 함께 대폭 상향된 과징금으로 위법 행위를 실효적으로 억제하겠다”고 했다.

당정은 대규모유통업법 등 공정거래 관련 법률에서 형사처벌을 시정명령 불이행 시에만 적용하도록 손질하고, 정액 과징금 상한을 현행 5억원에서 최대 50억원까지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공급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대리점의 거래 정보를 요구하는 등 부당하게 간섭하는 경우 역시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한해 형사처벌과 과징금을 병과하며, 과징금 상한도 5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하도급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에 부과되는 과징금 역시 현행보다 2.5배 늘려 최대 50억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담합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가격이나 생산량을 조정해 경쟁을 제한한 경우 정액 과징금 한도는 기존 4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높아진다. 정률 과징금 기준도 매출액의 20%에서 30%로 상향된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가격 남용 행위에 대해서도 과징금 기준을 ‘매출액의 6% 또는 20억원’에서 ‘매출액의 20% 또는 100억원’으로 대폭 높였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 행위를 규제하는 표시광고법이나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관련 매출액의 최대 10% 또는 50억 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지주회사 및 대기업집단의 탈법 행위,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규정 위반, 지주회사 설립 제한 규정 위반 등에 대해서도 과징금 제도를 도입한다.

당정은 서류 미보관이나 인력 현황 변경 신고 등 경미한 위반 사건의 경우 과태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사업주의 형사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고의성 없는 행정의무 위반 등과 같은 경미한 사안에 대한 형벌을 과태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업주에게 고의성이 없는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을 줄이거나 과태료로 대체해 기업 활동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배임죄 관련 안건은 이날 당정 협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형법상 배임죄 폐지를 위한 대체 입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초 당정은 지난 9월 협의에서 배임죄 폐지 연내 처리를 목표 삼은 바 있다. 

TF 단장인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에서 “다음 당정 협의 때에는 배임죄 관련 진척 상황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정도로 논의했다”며 “현재 법무부를 중심으로 대체 입법안을 마련 중이며 준비가 되는 대로 향후 별도로 설명 드리겠다”고 전했다. 

TF 위원인 오기형 의원은 “상법상 특별배임죄는 폐지될 수 있다. 여야 간 이견이 없기 때문”이라며 “다만 배임죄가 워낙 포괄적으로 작동되고 있어 대체입법을 하려면 전문적 검토가 필요하다. 물밑에서 어느정도 정돈된 뒤 사회적 논쟁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한 준비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의에는 권 단장과 티에프 위원인 오 의원, 최기상·허영·김남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측에선 구 부총리를 비롯 정성호 법무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