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에 ‘반값 전쟁’ 불붙었다…새해 장바구니 잡기 나선 대형마트

소비 위축에 ‘반값 전쟁’ 불붙었다…새해 장바구니 잡기 나선 대형마트

고물가‧고환율 불안에 소비심리 하락…‘반값전쟁’ 수요 잡기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대규모 할인 행사로 새해 시작

기사승인 2025-12-31 14:24:39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내부 모습. 이다빈 기자

고물가와 고환율 불안으로 소비심리가 다시 위축되면서 대형마트들이 새해 첫 날부터 ‘반값 전쟁’에 돌입했다. 전반적인 소비 여력은 위축됐지만, 가격에 민감한 식품 수요를 겨냥한 대규모 할인 행사로 고객 발길을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들은 연초부터 축산·수산물과 신선식품,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일제히 시작했다. 반값 할인이나 초저가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신년 장바구니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이마트는 새해 첫날부터 2026년 첫 대규모 할인 행사인 ‘고래잇 페스타’를 열고 보양식부터 가전, 생활용품까지 전방위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반값 장어와 초특가 가전 등 대표 할인 상품인 ‘고래잇템’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마트도 새해 첫날부터 신년 맞이 할인 행사 ‘통큰데이’를 진행한다. 통큰데이는 신선·가공식품과 생활필수품 전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롯데마트의 대표 할인 행사로, 최저가 수준의 가격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 역시 ‘반값·하나 더 데이’ 행사를 통해 축산·수산물과 가공식품, 간편식 등 연말연시 장바구니 핵심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연초부터 가격 경쟁에 나선 배경에는 빠르게 식고 있는 소비 심리가 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9.9로, 지난 11월(112.4)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비상계엄 여파가 있었던 지난해 12월(-12.3%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항목을 종합한 지표로, 100을 웃돌면 장기 평균 대비 소비 심리가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관세 협상 타결과 시장 예상치를 웃돈 3분기 성장률 영향으로 11월 반등했다가 물가와 환율 불안이 다시 부각되며 한 달 만에 재차 꺾였다. 세부 항목별로는 현재경기판단 지수가 7포인트 하락한 89로 가장 큰 폭의 낙폭을 기록했고, 향후경기전망(96)과 가계수입전망(103), 생활형편전망(100), 현재생활형편(95)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소비지출전망 지수(110)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업계가 연초부터 ‘초저가 전략’에 집중하는 이유다. 전반적인 소비는 위축됐지만, 필수 먹거리 중심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면 일정 수준의 수요 방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이마트는 새해 보양식으로 ‘복 많이 민물장어(700g)’를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50% 할인한 2만7800원에 판매하고, ‘황제 민물장어(100g)’도 4980원에 특가로 선보인다. 이마트는 전북 고창 등 산지의 토종 자포니카 품종으로 보양식 성수기 시즌을 웃도는 30톤(t) 규모의 역대 최대 물량을 확보했다. 가전 부문에서는 ‘쿠쿠 파워클론 로봇청소기’를 행사 카드 전액 결제 시 30만원 할인한 39만900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2026년 첫 통큰데이 대표 상품으로는 신년 수요가 높은 가족 먹거리 4종을 반값에 선보인다. ‘찜갈비(100g)’는 행사 카드 결제 시 1000원대에 판매하며, ‘신년 맞이 1등급 한우 등심(100g)’도 50% 할인한다. 이와 함께 ‘끝돼 삼겹살·목심(100g)’은 엘포인트 회원 대상 반값에 제공하고, ‘활 대게(100g)’ 역시 50% 할인해 4495원에 내놓는다.

홈플러스는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미국산 초이스 냉장 찜갈비(100g)’는 40% 할인한 2580원에, ‘호주청정우 안심(100g)’은 50% 할인한 5450원에 판매한다. 이와 함께 새해 떡국상 수요를 겨냥해 ‘남해안 생굴(250g)’과 ‘생 매생이(150g)’를 카드 결제 시 각각 5490원, 3490원에 제공하고, ‘떡국떡’은 1290원부터 판매한다. 

업계는 소비 심리 둔화 국면에서 대형마트의 가격 공세가 단기적인 실적 방어를 넘어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난달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 결과, 백화점·편의점·SSM의 매출은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는 식품 부문 부진으로 전체 매출이 9.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년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한 필수 먹거리 중심의 할인 확대는 단기적인 고객 유입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어진 할인 행사에 수익성 부담이 커지는 만큼 내년 마트업계의 실질적인 반등을 위해 중장기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