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연말까지 과반을 유지하는 가운데,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분류돼온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40~50%대 지지가 안정적으로 형성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 수행 평가에서 PK가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거나 격차가 크지 않은 현상은 과거 보수 정권 시기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지난해 12월 27~29일 실시한 조사에서 PK 지역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1.1%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리얼미터(12월 22~26일) 46.9%, NBS(12월 22~24일) 55.0%로 나타났다.
특히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PK 긍정 평가가 60.8%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중도층 일부 이탈은 있었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과 큰 차이가 없는 높은 지지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추세의 배경으로 민생·산업 정책의 체감 효과를 첫 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북극항로 개척, 해사법원 설치,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해운기업 유치 등 PK 핵심 산업을 겨냥한 지원책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지역 경제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중도층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확산됐다는 해석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기업 유치와 투자 확대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민심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갈등보다 해결’ 이미지를 강조한 국정 기조가 중도층 피로감을 덜어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부산 거주 여권 관계자는 “부울경에서는 정권의 색깔보다 ‘경제를 실질적으로 굴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산업·경제 메시지가 설득력을 얻으며 긍정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비교 효과도 작용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12·3 불법계엄 사태와 각종 국정 논란으로 보수 정당의 이미지가 손상된 데다, 현 정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정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중도·무당층 일부를 흡수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이 더 잘했으면 부산 민심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PK 지역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태도가 나타나는 것은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과 불신이 상당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이전 정부에 대한 실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 정부가 큰 잡음 없이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이 ‘차악’이 아닌 ‘선택 가능한 정권’이라는 인식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PK 출신 보수 인사들을 잇따라 중용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은 부산 태생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동시에 발탁하며 “보수진영도 품겠다”는 통합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일교 수수 의혹으로 전재수 전 장관이 사퇴한 이후 PK 민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부동산·물가·고용 등 생활경제 지표가 흔들리거나 야권이 재정비에 성공할 경우 PK 지지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PK가 더 이상 일방향 정치 지역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박 평론가는 “PK 지역민들은 도시 쇠락을 체감하고 있다. 부산은 더 이상 ‘제2의 도시’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