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중기 서울교통공사 상임감사 “단속·징계 넘어 리스크 관리 ‘조력자’로” [쿠키인터뷰]

성중기 서울교통공사 상임감사 “단속·징계 넘어 리스크 관리 ‘조력자’로” [쿠키인터뷰]

서울시의회서 8년간 교통위 소속…현안 경험 기반해 감사직 수행
강남구청장 하마평 오르기도…“시민 위해 소임 다할 것”

기사승인 2026-01-03 06:00:11
성중기 서울교통공사 상임감사가 지난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사옥에서 인터뷰 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감사라는 직책이 직원들에게는 친근감보다 기피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기 쉽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속·처벌에 앞서 리스크를 제거해 건전한 조직을 만드는 일 또한 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 조직의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관행을 바로잡는 것이 이 자리의 가장 중요한 책무입니다.”

성중기 서울교통공사(이하 서교공) 상임감사는 지난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사옥에서 쿠키뉴스와 만나 “공공기관 감사는 ‘시민의 눈’으로서 효율보다 원칙을, 속도보다 공익을 택해야 하는 순간을 자주 맞닥뜨린다”며 감사의 역할을 설명했다. 지난 2023년 4월 취임해 어느덧 3년 차를 맞이한 성 감사는 판단의 중심에 언제나 시민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성 감사는 지난 2014년부터 8년간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일하며 서울 교통 현안을 살펴 왔다. 그가 서교공 상임감사직을 맡으며 구성원 총 1만7000여 명을 가족으로 여겼던 이유다. 하지만 얼마 안 가 감사로서 무거운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 상급 기관인 고용노동부로부터 일부 직원이 근로시간면제제도를 악용하고 있으니 전수조사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근로시간면제제도는 노동자 대표의 조합 활동 또는 노동관계법상 대표 활동을 위한 시간을 임금 손실 없이 근로 시간으로 인정해주는 이른바 ‘타임오프(Time-Off)’ 제도를 뜻한다. 성 감사는 전수조사를 통해 연간 70일 이상 출근하지 않은 직원이 34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타임오프의 한도를 넘어선 수준이었다. 해당 직원들은 동시에 파면·해임됐다.

성중기 서울교통공사 상임감사가 지난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사옥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성 감사는 “누군가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판단인 만큼, 감사직의 권한 이전에 공직자로서 부담이 컸다”면서도 “관행이라는 이유로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잘못된 제도가 오랫동안 반복되면 구조적 남용으로 굳혀진다”며 “감사가 이를 외면할 시 공공기관의 도덕성은 물론 시민의 신뢰마저 무너져 회복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경험은 정치철학 박사 과정을 밟는 데까지 확장됐다. 다음달 미국 캐롤라인대학교 학위 취득을 앞둔 성 감사는 “서교공 상임감사로 일하며 경험한 문제들이 행정학적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지점에 다다랐다”며 “현장에서 마주한 공익과 사익의 경계선에 대한 고민을 보다 근본적인 정치철학 영역에서 연구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을 위해 설계된 제도가 어떻게 사익의 영역으로 흘러가는지, 그리고 그 경계가 무너질 때 공공 조직이 어떤 구조적 위험에 노출되는지를 고민했다”며 “연구가 당장의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앞으로 공공기관이 제도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공공성의 기준을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6·3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성 감사는 강남구청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과거 서울시의회 재선 의원 시절 강남구가 제1선거구였던 데다, 지난 2022년 지선에서도 강남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성 감사는 이날 “다음 행보를 단정하기보다 그간의 경험을 차분히 정리하려고 한다”며 “어디에 있든 공공의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잘못된 관행을 외면하지 않는 역할은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