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군사작전으로 체포해 압송한 사건을 두고 국내 정치권에서도 해석과 대응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비판부터 국익을 우선한 현실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각기 다른 시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4일 오전 SNS를 통해 미국의 마두로 체포가 국제질서에 남길 선례를 우려하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주권국가의 현직 국가원수를 본토에서 무력으로 확보한 전례 없는 사태”라며 “이 논리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냉철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사태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대만이나 우크라이나 문제에 적용할 가능성도 경계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가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베네수엘라 사태는 국제정세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대한민국에 미칠 영향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가 군사적 수단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제재로 확장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같은 국제 이슈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야 간 시각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4일 오전 “마두로 체포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정부 차원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교민 안전 확보를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마두로 정권 집권 이후 베네수엘라 경제가 붕괴된 점을 언급하며 “베네수엘라의 몰락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정쟁으로 끌고 가는 국민의힘 논평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를 정쟁에 이용하는 무책임한 선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외교·영사 채널을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가 될 수 있다’는 식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공포 조장이라고 비판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미국의 이번 군사 작전을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조국혁신당은 전날(3일) 김준형 외교안보특별위원장 겸 정책위의장 명의 논평에서 “유엔 헌장을 정면으로 어긴 명백한 침략 행위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은 군사 공격까지도 감행하는 무법의 깡패 국가가 됐다”고 비판했다.
진보당은 이날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 헌장에 명시된 무력 사용 금지, 주권 평등 원칙, 내정 불간섭 원칙을 모두 위반했다”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주권 불가침 원칙을 파괴한 심각한 공격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무리 마두로 정권에 문제가 있더라도 그에 대한 심판은 오직 베네수엘라 국민 고유의 권한”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