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이라더니 제로만…‘2% 부족할 때’ 오리지널 사라졌다

리뉴얼이라더니 제로만…‘2% 부족할 때’ 오리지널 사라졌다

기사승인 2026-01-07 06:00:11
‘2% 부족할 때 바이탈 레몬라임’과 ‘2% 부족할 때 복숭아’. 이예솔 기자

20년 넘게 판매돼 온 롯데칠성음료 ‘2% 부족할 때’ 오리지널 제품이 사실상 유통망에서 사라졌다. 회사는 이를 단종이 아닌 ‘리뉴얼’로 설명하며 제로(ZERO) 제품만 유통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이 더 이상 선택지에 없는 상황에서 ‘리뉴얼’이라는 설명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9월 ‘2% 부족할 때 복숭아’ 제로(ZERO)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2% 부족할 때 복숭아’ 제로 제품은 기존 제품을 즐겨 마시던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칼로리 부담 없이 수분을 충전할 수 있도록 제로 칼로리 음료로 리뉴얼해 출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리뉴얼이라는 표현과 달리, 제품 구성은 제로 음료로 사실상 단일화됐다. 현재 유통 채널에서는 제로 제품만 운영되고 있으며, 기존 오리지널 제품은 취급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저당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저당 제품만 선택 가능한 구조’로 바뀐 셈이다.

이 같은 변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2% 부족할 때’가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20년 넘게 동일한 콘셉트로 소비자 경험이 축적돼 온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1999년 ‘미과즙 워터’ 콘셉트로 출시된 이후, 발매 14개월 만에 5억 캔 판매를 기록하며 당시 국내 음료 시장에서 최단기간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후 복숭아·사과·포도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물처럼 깔끔한 수분 충전 음료’라는 독자적 포지션을 구축해 왔다.

맛도 달라졌다. 제로 음료 특성상 기존 오리지널과 동일한 맛을 구현하는 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따른다. 당류 대신 감미료를 사용하는 만큼 단맛의 밀도나 잔맛, 바디감 등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2% 부족할 때 복숭아’ 제로 역시 핵심 레시피는 유지했지만, 저칼로리·저당 기조에 맞춰 감미료 구성이나 비율이 일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브랜드명은 같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음용 경험은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SNS 캡처. 

실제 소비자 반응도 엇갈린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제로를 마시면 속이 불편해 오리지널을 선호했는데 마트에서 보이지 않는다”, “제로와 오리지널은 맛이 다르다”, “국민 과즙 음료가 사실상 사라진 것 같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는 이번 전환이 저당 트렌드에 대응한 전략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기존 오리지널 제품을 병행하지 않고, 동일한 제품명으로 저당 제품을 운영하면서 소비자 인식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결국 소비자들의 니즈가 저당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이에 발맞춰야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면서도 “기존 제품과 동일한 제품처럼 가져가기보다, 다른 버전으로 분리해 운영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 전반에서는 저당·제로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제품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원에서 2022년 3000억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 역시 저당 식품 시장이 2021년 461억달러(약 68조원)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8.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흐름과 별개로, 제품 운영 방식에 따른 소비자 혼란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시중에 판매되던 제품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는 소비자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제로가 아닌) 오리지널로 오인하고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표시와 안내를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