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미룬 국힘에 발목 잡힌 오세훈…현역 프리미엄 ‘흔들’

개혁 미룬 국힘에 발목 잡힌 오세훈…현역 프리미엄 ‘흔들’

吳, 여당 총공세 속 국힘 ‘우클릭’에 이중 부담
신년 여론조사서 민주당 후보군과 초접전

기사승인 2026-01-08 06:00:11 업데이트 2026-01-08 09:16:54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강서구 까치산역에서 열린 ‘서울 지하철 1역사 1동선 확보 기념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유희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계엄 사과와 개혁 약속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번 쇄신안 발표는 오 시장의 소속 당인 국민의힘이 최대 격전지인 서울을 비롯해 지역 표심 공략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당의 우향우 기조가 지난해까지 이어져 온 만큼 지도부의 쇄신 선언이 실제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6·3 지방선거가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이 미뤄온 개혁의 부담이 현역 단체장인 오 시장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항마 없던 오세훈…이제는 ‘접전’ 상대  

2026년 새해를 맞아 각 언론사가 공개한 차기 서울시장 가상 대결 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일부 민주당 후보군과 접전이거나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해도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다른 후보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던 오 시장의 독주가 한풀 꺾인 셈이다.

앞서 동아일보가 서울 지역 유권자 802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소속인 김민석 국무총리, 박주민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이 오 시장과 양자 대결에서 접전을 벌였다. 특히 김 총리(33%)와 박 의원(31.5%)은 오 시장보다 각각 2.6%p, 1.3%p 앞서는 지지율을 보였다.

김 총리를 제외하고 진행된 중앙일보의 조사에선 오 시장(37%)과 정 구청장(34%)이 오차범위 내 박빙을 보였다. 여당 내 유력 주자로 꼽히는 서울시장 후보 3명 모두 오 시장을 상대로 초접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지난해까지 이어지던 ‘현역 프리미엄’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선거 지형에 구조적 변화가 감지된다는 평가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힘 개혁 지연, 오세훈에게 부담…민주당은 조기 지선 모드

이같은 변화의 1차 원인으로는 국민의힘의 개혁 지연과 우클릭 기조가 꼽힌다. 당 지도부는 중도 확장보다는 강성 지지층 결집에 무게를 둬왔고, 이는 서울 민심과의 괴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11월 “5번 하면 어떻고, 100번 하면 어떻냐”며 당 차원의 계엄 사과를 요구했고, 신년 인사회에서도 “목소리 높은 일부 극소수의 주장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고 지도부를 공개 비판했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의 회동 역시 당 쇄신 논의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의 조직적 공세는 2차 요인으로 작용했다. 민주당은 ‘새로운 서울 준비 특별위원회’를 시작으로 ‘오세훈 시정 실패 정상화 TF’, ‘천만의 꿈 경청단’ 등을 잇달아 출범시키며 서울 탈환 전략을 본격화했다. 중앙 정부 차원의 시정 비판까지 더해지며 여권 전반의 ‘오세훈 견제’ 구도가 형성됐다.

경선 룰 논란·우클릭 노선…겹겹이 쌓인 부담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선 지선 후보 경선 룰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졌다.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이 당심 반영 비율을 70%로 상향하자고 권고하자, 오 시장은 “확장 지향이 아닌 축소 지향”이라며 반발했다. 반면 지도부는 ‘우클릭’ 기조를 유지했다.

장동혁 대표는 7일 “12·3 비상계엄은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사과하고, 경선 룰과 관련해 유연성을 시사했지만 정치권에선 시기와 내용 모두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뒤늦은 쇄신…“누가 나와도 어려운 구조”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지선을 앞두고도 예견된 위험 이른바 ‘회색 코뿔소’를 방치해 왔다고 본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한다는 얘기도 없이 얼렁뚱땅 사과만 하고 넘어갔다”며 “제대로 된 쇄신안이 아닌 데다 입장 발표도 늦은 상황이다. (오 시장이 아닌) 누가 출마해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서울에서 양당 지지율 격차가 큰 상황에서는 현역 프리미엄만으로 선전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기사에 언급된 동아일보 여론조사는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6~28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조사. 무선 전화면접(100%) 방식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표본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8.7%.

기사에 언급된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30일 만 18세 이상 남녀 서울 800명, 경기 802명, 부산 8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번호)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 응답률은 서울·경기 9.4%, 부산 14.9%.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