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전 2기 그대로 추진되나…‘에너지믹스’ 공감대 형성에 무게

신규 원전 2기 그대로 추진되나…‘에너지믹스’ 공감대 형성에 무게

기사승인 2026-01-08 16:45:21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에 대한 공론화 작업의 일환으로 두 차례 토론회를 마친 가운데, 산업계·학계를 중심으로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믹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면서 기존 계획대로 건설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중 시행될 예정인 대국민 여론 조사의 결과에 따라 원전 부지선정 절차 재가동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8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12월30일과 전날(7일) 등 두 차례 정책토론회를 마쳤으며, 조만간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설문조사는 이달 중 실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초 정부와 여야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에 신규 원전 2기,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를 짓는 내용에 최종 합의했으나, 이재명 정부 들어 원전 건설 계획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기류가 형성됐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 역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조화로운 에너지믹스가 필요하다”면서 지난해 말부터 공론화 작업에 착수했다.

다만 두 차례에 걸친 토론회를 통해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가 결국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김성환 장관은 전날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2차 정책토론회’에서 “마음 같아선 전체 전력을 다 재생에너지로만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여러 여건을 고려해 봤을 때 실제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적절한 원전 수준이 어느 정도고, 재생에너지는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이 맞을지,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정부가 현재 약 34GW(기가와트) 규모의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등) 설비용량을 2030년까지 100GW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가운데,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현실적으로 원전의 역할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장관은 “원전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것도 사실”이라며 “(문재인 정부 당시) 국내에선 원전을 더 이상 짓지 않겠다고 하면서 해외로는 원전을 수출하는 것이 한편으론 궁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산업계와 학계에서도 안전성과 경직성을 확보한 원전 가동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정익 카이스트 교수는 토론회에서 “전력거래소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원전이 추가될수록 재생에너지 쪽에 필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양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또, 원전의 출력제어 문제는 물리적, 과학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못 한 것이기에 기후부 소관인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설루션 사업단장은 “AI발 전력 수요는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 규모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경우 단일한 전력원에서만 전력을 공급받아선 안 된다”면서 “대규모 전력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선 전력의 절대 규모, 조정력, 구축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에 전력 옵션을 하나만 택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후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전문가위원회 검토를 거쳐 12차 전기본에 반영할 계획이다. 만약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지난해 3월 출범한 원전 부지선정위원회가 재가동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지선정위원회는 지난해 7월 말까지 네 차례 회의 후 8월부터 원전 유치 희망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받을 계획이었으나, 일시중단 된 상태다.

한편, 지난해 말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실시한 ‘2025 에너지 국민인식조사’에서는 일반 국민 중 59.2%가 ‘국내 원자력 발전량을 늘려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 구성(에너지 믹스)에 있어 확대가 필요한 발전원을 묻는 질문에는 재생에너지(45.8%)가 가장 많았으며, 원전(37.6%)이 뒤를 이었다. 재생에너지를 꼽은 이유로는 ‘친환경적이어서’, 원전은 ‘경제성이 높아서’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에너지정보문화재단의 성격과 활동이 친원전 정책에 편향됐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다시 실시하는 이번 여론조사의 결과를 미리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AI와 탄소중립 시대에 안정적·경제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