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뇌암, 어디서 시작됐나 봤더니'... KAIST-연세대, 재발 잦은 신경교종 근원세포 확인

[쿠키과학] '뇌암, 어디서 시작됐나 봤더니'... KAIST-연세대, 재발 잦은 신경교종 근원세포 확인

정상 뇌 조직 내 교세포전구세포에서 암 발생
치료 후 재발 원인 규명해 정밀 치료기반 마련
환자 맞춤형 전략 수립 기대

기사승인 2026-01-09 10:03:35
 뇌속 난치성 뇌종양 기원세포. KAIST

젊은 성인에게 주로 발생하며 재발률이 높은 뇌암의 시작점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팀과 연세대 신경외과 강석구 교수팀은 뇌암이 처음 시작하는 기원세포를 찾아내 암 발생 원리를 밝혔다고 9일 밝혔다.

신경교종은 뇌 신경세포를 돕는 신경교세포에 생기는 암으로, 50세 이하에서 많이 발생하고 치료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난치성 질환으로 꼽힌다. 

공동연구팀은 이 뇌암이 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 확인하려 환자 뇌 조직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분석결과 뇌암 발생 첫 번째 단계는 이소시트르산 탈수소효소(IDH) 유전자 돌연변이가 작동했다.

이 유전자는 원래 세포 대사와 에너지 생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여기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정상적인 대사 경로를 바꿔 후생유전학적 변화를 유도하고 종양 형성에 기여한다. 

연구팀은 이 돌연변이를 가장 먼저 획득해 암 뿌리가 되는 기원세포가 바로 교세포전구세포(GPC)라는 점을 확인했다.

교세포전구세포는 신경줄기세포에서 분화해 신경계를 구성하는 별아교세포나 희소돌기아교세포로 자라기 전 단계 세포다. 

이는 성인 뇌에도 존재하며 평소 신경 재생을 돕거나 손상된 부위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세포에 돌연변이가 쌓이면 정상 기능을 잃고 악성 종양으로 변한다.

연구팀은 쥐 교세포전구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뇌종양 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에서 생긴 종양은 실제 환자 뇌종양 조직과 조직학적·전사체적으로 매우 비슷했다. 

이를 통해 교세포전구세포가 뇌암 진짜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정상 대뇌 피질의 교세포전구세포(GPC)에서 처음으로 IDH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고, 이후 여러 핵심 유전자에 추가 돌연변이가 더해지면서 악성 뇌종양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환자의 뇌 조직과 마우스 뇌종양 모델. KAIST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KAIST 교원창업기업 소바젠㈜ IDH-돌연변이 악성 뇌종양의 진화와 재발을 억제하는 RNA 기반 혁신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세브란스병원은 연구중심병원 한미혁신성과창출 R&D 사업을 통해 난치성 뇌종양의 초기 변이 세포 탐지 및 제어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박정원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후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논문명: IDH-mutant gliomas arise from glial progenitor cells harboring the initial driver mutation)

KAIST 박정원 박사 (상단)KAIST 이정호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강석구 교수.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