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신진서 9단이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신진서 카드를 너무 아낀 영암은 0-3 완봉패를 당했고, 허를 찌른 오더를 선보인 GS칼텍스는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바둑리그 전통 명가 GS칼텍스는 8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0라운드 1경기에서 마한의 심장 영암을 3-0으로 완파했다.
미리 공개하는 1국 오더에선 영암이 살짝 기분 좋은 기류가 흘렀다. GS칼텍스그 ‘중국 용병’ 투샤오위를 선봉으로 출격시킨 반면, 영암은 5지명 최광호로 맞서면서 패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투샤오위가 선취점을 따낸 이후 펼쳐진 2국이 이날 승부의 흐름을 결정했다. 영암에는 이번 시즌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는 ‘필승카드’ 신진서 9단이 있어 상대하는 팀으로서는 오더를 짜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GS칼텍스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영환 감독은 2국에 주장 원성진 9단, 3국에는 2지명 김정현 9단을 차례로 내보내는 오더로 승리를 따냈다.
영암으로선 2국에서 신진서 카드를 아낀 것이 화근이 됐다. 팀에서 신진서 9단 다음으로 컨디션이 좋은 2지명 홍성지 9단이 출전했지만 ‘원펀치’ 원성진 9단의 중후한 반면운영에 밀려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0-2로 핀치에 몰린 상황에서도 영암 한해원 감독은 신진서 9단을 뒤로 돌리고 3지명 심재익의 이름을 오더 종이에 적어냈다. GS칼텍스가 신진서를 의식하지 않고 남은 선수 중 가장 지명이 높은 김정현 9단을 발탁한 것과는 상반된 오더였다.
승부가 결정된 3국은 중반 이후 영암 심재익이 우세한 흐름이 이어졌다. 좌변 전투에서 강수를 작렬하며 인공지능 그래프를 까맣게 물들인 심재익(흑)은 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우하귀 일단을 포획하면서 승세를 굳혔다.
하지만 초읽기가 변수였다. 김정현 9단은 비세를 의식하고 하변에서부터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고, 초읽기에 몰린 심재익이 흔들리면서 국면은 크게 요동쳤다. 마짐가 순간에는 수상전에서 먹여치는 교환 하나를 빼먹은 탓에 꽃놀이패가 발생하면서 순식간에 대역전이 이뤄졌다.
이날 승리를 이끈 GS칼텍스 주장 원성진 9단은 “이겨서 기쁘지만 그동안 스스로 실망이 커서 마음을 비우고 임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1국에 출전해 기선을 제압한 투샤오위는 “바둑리그 참가 제의를 받았을 때 매우 기뻤고, 관전자가 아니라 직접 참가할 수 있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오는 2월까지 8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 5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을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진행하며, 시간제는 피셔(시간누적) 방식으로 기본 1분에 추가시간 15초로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