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한일 셔틀외교 ‘가속’…중·일 갈등 속 실용외교 시험대

李대통령, 한일 셔틀외교 ‘가속’…중·일 갈등 속 실용외교 시험대

중·일 갈등 한복판 방일…국익 중심 ‘줄타기 외교’ 시험대
두 달 반 만의 재회, 정상 간 잦은 소통으로 셔틀외교 정착
과거사·대만 변수 잠복…지방균형 협력에 방점

기사승인 2026-01-09 13:13:1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3∼14일 일본 나라현을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상대국을 수시로 오가는 ‘셔틀외교’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행보로, 최근 고조된 중·일 갈등과 과거사 문제 등 외교적 변수 속에서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청와대는 9일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초청으로 13∼14일 1박 2일 일정으로 나라현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한일 정상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시절까지 포함하면 정상 간 소통이 잦아지며 셔틀외교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후 나라현에 도착해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과 만찬을 갖고, 14일에는 친교 행사와 동포 간담회 등을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약 두 달 반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지역·국제 현안과 함께 경제·사회·문화 등 민생에 직결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방일은 외교적 무게감이 작지 않다. 최근 중·일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방일 직전 중국을 찾아 한중 관계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점에서 한국의 외교적 스탠스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이 대통령 방중 기간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반발해 일본을 겨냥한 수출통제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일본 측이 한국의 입장 표명을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응당히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일본을 겨냥한 메시지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측의 유사한 발언이 이어질 경우, 이 대통령이 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한쪽에 서기보다는 ‘줄타기 전략’으로 실리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중국 상하이 기자간담회에서 중·일 갈등 중재 의사에 대해 “때가 되고 상황이 되면 역할을 찾아보겠다”면서도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한일 간 과거사 문제 역시 잠재적 변수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는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상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한 바 있어, 양국 간 인식 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과거사 현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보다는, 언제든 돌출될 수 있는 ‘뇌관’으로 관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청와대는 민감한 현안보다 지방 균형 발전 협력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강유정 대변인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방 경제와 지방정부 활성화 방향에 초점을 둔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궁 방문’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 대통령도 결코 보통 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청와대는 “이번 방일을 통해 셔틀외교의 의의를 살리고,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인 한일관계 발전 기조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조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