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미세한 몸짓과 움직임 분석으로 정밀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나왔다.
KAIST 생명과학과 허원도 석좌교수팀이 AI를 활용해 일상적인 몸짓과 움직임으로 우울증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우울증이나 주요 우울 장애 같은 정신건강 질환은 주관적인 설문과 면담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복합적이고 모호한 우울감은 우울증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 팔다리 움직임이나 자세, 표정 등 신체 운동 양상이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감정이나 정서 상태가 운동 능력으로 드러나는 ‘정신운동’ 현상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실험동물 자세와 움직임을 3차원으로 분석하는 AI 플랫폼 ‘클로저(CLOSER)’를 개발했다.
클로저는 AI 기법인 대조 학습(contrastive learning) 알고리즘을 사용해 행동을 아주 작은 단위로 나눠 분석한다.
연구팀은 행동 최소 단위인 ‘행동 음절’이 이어지는 패턴인 ‘행동 문법’을 정의했다.
이를 통해 사람 눈으로는 알아차리기 힘든 미세한 행동 변화까지 정확하게 구분한다.
연구팀은 만성 스트레스를 가해 우울증과 가장 유사한 상태를 만든 생쥐 모델에 이 기술을 적용해 검증했다.
분석결과 클로저는 성별과 증상 심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우울 상태를 정확히 찾아냈다.
스트레스는 운동 능력 자체보다 행동 빈도와 흐름을 바꾸는 데 더 큰 영향을 줬다.
특히 수컷 생쥐는 주변을 탐색하거나 회전하는 행동이 줄었지만, 암컷 생쥐는 오히려 이런 행동이 늘어나는 등 성별에 따른 뚜렷한 차이를 확인했다.
치료 효과도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했다.
우울증 모델에 항우울제를 투여하자 스트레스로 변했던 행동 음절과 문법이 일부 회복했다.
연구팀은 약물마다 행동을 회복시키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 어떤 약이 효과적인지 구분하는 ‘행동 지문(behavioral fingerprint)’을 규명했다.
이는 환자 행동변화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약을 골라주는 맞춤형 정밀 의료 시스템 생체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허 석좌교수는 “이번 연구는 AI 기반 일상행동 분석 플랫폼을 우울증 진단에 접목해 맞춤형 진단과 치료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전임상 프레임워크를 세계 최초로 구현한 성과”라며 “향후 정신질환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과 정밀 의료로 이어질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과학과 오현식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AI-driven decoding of naturalistic behaviors enables tailored detection of depressive-like behavior in mi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