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 현재 활동 중인 전국 소아심장외과 전문의 수다. 이 중 60세 이상이 6명이다. 선천성 심장병 환자는 증가하는데 의사는 계속 줄어든다. 지역에는 수술 가능한 병원이 없어 환자와 가족들이 서울로 ‘원정 진료’를 떠난다. 더 이상 소아심장 진료를 개별 기관과 의료진의 사명감만으로 유지할 수 없다. 권역 기반 ‘선천 심장병 치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형두 대한소아심장학회 이사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지속 가능한 전국적 소아심장 전문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현재 국내에서 선천성 심장병을 안정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소아심장학회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가 주관했다.
이 이사장은 “치료 역량의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격차가 누적돼 비수도권 환자의 70% 이상이 수술이나 입원을 위해 장거리 이동의 불편과 전원 과정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환자와 그 가족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어서 가정이 붕괴되는 경우까지도 초래되며, 응급 또는 중증 상황에서 환자의 예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모순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소아심장 진료를 개별 기관과 의료진의 사명감만으로 유지하기엔 한계가 분명하며, 이미 허물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볼 때 이대로는 장래가 너무나 어둡다”며 “소아심장 진료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안정적으로 유지·관리돼야 할 국가 필수의료의 핵심 영역이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소아심장 진료 환경은 위태롭다. 선천성 심장병은 출생 직후부터 고도의 전문 진료와 수술, 장기적인 추적 관리가 요구되는 중증질환이다. 하지만 소아심장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극히 제한적으로, 병상·인력·장비·의료수가 등 진료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소아심장외과 전문의는 3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김형태 양산부산대병원 소아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에 따르면, 전국 소아심장외과 전문의는 27명에 불과하다. 이 중 50세 이하는 12명이고, 50~60세가 9명, 60세 이상이 6명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만 22명의 의사가 몰려 있으며, 충북·전북·제주 지역에는 의사가 단 한 명도 없다.
매년 신규 의사는 손에 꼽는다. 2023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1명, 심장혈관흉부외과는 5명이 배출됐다. 지난해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만 9명이 배출됐고,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는 1명도 나오지 않았다.
소아심장 수술 건수는 줄고 있지만, 난이도가 높은 수술은 꾸준히 늘고 있다. 19세 이하 소아심장 환자 수술 건수는 2013년 2508건, 2018년 2033건, 2023년 1588건으로 감소한 반면, 복잡 심장 수술 비율은 2012년 42.9%, 2017년 47.9%, 2022년 54.1%로 증가세다.
지방 소아심장병 환자들은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맨다. 전체 소아심장 수술 가운데 53.8%는 환자 거주 지역 외 다른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주로 서울에서 이뤄졌다. 김 교수는 “소아심장 환자와 가족들이 장기간 장거리를 이동하는 데 따른 사회경제적인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치료 지연에 따라 환자는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응급을 요하는 급성심근염 등 질환의 경우엔 사망률 증가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소아심장 전문가들의 고충은 깊어진다. 박천수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지역의료 활성화는 지역사회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건강을 위해, 의료진의 고령화로 인해 소멸 위기에 직면한 소아심장외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달성돼야 한다”며 “소아심장외과 의사들이 수술 실적에 대한 지나친 부담 없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젊은 의사들의 지원 증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범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한국형 권역별 소아심장센터를 구축해 지역 환자 전원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역센터에는 지정 가산과 24시간 고난도 진료 가산, 전원·협진·네트워크 운영 수가 등의 재정 지원도 제시했다. 그는 “영국은 국가 주도의 레벨 기반 권역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미국은 소아심장센터를 2티어로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며 “선천성 심장병 환자가 각 지역에서 양질의 치료를 받기 위해 권역 기반 치료 네트워크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라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