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와 97억원 TC본더 계약…HBM 증설 신호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와 97억원 TC본더 계약…HBM 증설 신호

기사승인 2026-01-14 12:34:39
한미반도체 HBM4용 제조 장비인 'TC 본더 4'. 한미반도체 제공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제조장비인 열압착장비 ‘TC본더’를 한미반도체에 발주하며 HBM 생산능력 확대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잠잠했던 장비 투자가 재개되면서, 차세대 HBM 양산을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96억5000만원(부가가치세 제외) 규모의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4월1일까지다. TC본더는 여러 개의 D램을 적층하는 HBM 제조 공정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칩을 고정하는 핵심 장비로,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설비다.

통상 TC본더 1대 가격이 3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3대 수준의 장비 공급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해당 장비가 올해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6세대 HBM인 ‘HBM4’ 공정에 활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장비는 SK하이닉스 청주 공장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주는 올해 들어 처음 체결된 TC본더 공급 계약으로, SK하이닉스의 장비 투자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5세대 HBM3E 공정에 한미반도체 장비를 전량 사용해왔으나,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한화세미텍을 신규 협력사로 포함시키며 장비 이원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으로부터 각각 수백억원 규모의 TC본더를 도입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투자 속도를 조절하며 신규 발주가 다소 주춤했다. 업계에서는 장비 이원화 과정에서의 조율과 투자 시점 조정이 맞물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나온 이번 계약은 SK하이닉스가 다시 HBM 증설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주요 빅테크를 중심으로 HBM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시장 주력 제품인 HBM3E에 이어 차세대 격전지로 꼽히는 HBM4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2025년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엔비디아에 대량의 유상 샘플을 공급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2026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망 이원화 전략을 감안하면, 한미반도체에 이어 한화세미텍 역시 추가 수주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