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계약 해지 위약금 면제 기간이 종료된 이후 불과 2주 만에 31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KT 매출의 절반 이상이 유무선 통신(ICT) 사업에서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이번 가입자 이탈이 중장기 실적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위약금 면제 기간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2주간 가입자 31만2902명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보상안과 공시지원금 기준 요금제를 낮추는 등 방어책을 내놨지만, 이 기간 순감 가입자는 17만9760명에 달했다. 알뜰폰(MVNO)을 포함하면 순감 규모는 23만8062명으로 더 늘어난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16만2953명, 4만7772명의 가입자가 순증했으며, 알뜰폰을 포함할 경우 순증 규모는 각각 16만5370명, 5만5317명으로 집계됐다. KT가 2주간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결과, 가입자 이동 규모는 지난해 SK텔레콤이 10일간 위약금 면제를 실시했을 당시 발생한 16만600명보다 약 두 배에 달한다.
KT의 사업 구조를 감안하면 이번 가입자 이탈은 단기 악재에 그치기 어렵다는 평가다. KT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56.4%가 유무선 ICT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핵심 수익원에서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발생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매출 감소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앞서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 순감 가입자 규모를 약 15만명으로 추산하고, 이에 따른 무선(MNO+MVNO) 매출 감소 규모를 약 500억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실제 순감 가입자 수가 이보다 더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감소 폭은 500억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가입자 회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구책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마케팅 비용을 늘리기에도 스마트폰 물량 부족으로 인해 선뜻 투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T가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해 업무 프로세스의 문제가 드러났다”라며 “침해 사고 신고 지연과 서버 폐기 등 은폐 의혹이 제기된 데다, 리스크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정보보호 투자 확대 역시 KT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KT는 SKT 해킹 사고 이후 향후 5년간 정보보호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통신사에서 발생한 대규모 보안 사고에 나온 대규모 투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제시한 5년간 약 7000억원 수준의 투자 계획과 비교해도 부담이 크다. 가입자 이탈과 위약금 환급 등 비용 요인이 겹친 상황에서, 이러한 중장기 투자 계획도 KT의 재무 여력을 압박할 수 있다는 평가다.
재무적 부담은 위약금 환급에서도 이어진다. 소급 적용 대상까지 포함한 KT의 위약금 환급 대상자는 약 66만명에 달하며, 보상안 이행 비용과 추가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면 재무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6’ 출시가 오는 3월로 예정돼 있어, 단기간 내 신규 가입자 유치에도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KT의 자구책은 결국 비용 관리 수준을 넘기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가능성도 남아있다. KT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 규모는 총 368명(777건), 피해액 2억4319만원이며 유출 정황이 확인된 가입자는 2만2777명이다. SK텔레콤 해킹 사고보다는 규모가 작으나 실직적인 피해가 발생했기에 과징금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