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은 30분 안에 갈린다… 창녕군 ‘초단기 강우 정보’ 실험

골든타임은 30분 안에 갈린다… 창녕군 ‘초단기 강우 정보’ 실험

창녕군 재난 대응의 방향 전환
30분 강우정보로 재난 대응체계 바꾼다

기사승인 2026-01-16 11:02:00
기후변화로 인한 국지성·극한호우가 일상이 되면서, 재난 대응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예측은 더 어려워졌고, 피해가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짧아졌다. 이제 재난 대응은 ‘몇 시간 단위’가 아니라 ‘몇 분 단위’의 싸움이 되고 있다.

창녕군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30분 단위 강우량 정보 제공 서비스’를 도입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군은 기존 1시간 단위로 제공하던 강우량 정보를 30분 단위로 세분화해, 기상 변화의 ‘속도’를 행정이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강우량 변화가 절반의 시간 간격으로 쪼개지면서, 집중호우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서 위험 신호를 더 빠르게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이 변화는 지난해 여름, 창녕이 직접 겪은 기록적인 폭우 피해 경험과 맞닿아 있다. 당시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되면서 하천 범람과 침수, 산사태 위험이 동시에 발생했고, 현장에서는 “정보가 더 빨리 왔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반복됐다.

재난 대응에서 30분은 작지 않은 시간이다. 저지대 침수, 급경사지 붕괴, 하천 수위 급변 등은 대부분 짧은 시간 안에 위험 수위에 도달한다. 이번 조치로 상황 판단과 현장 통제, 주민 대피 판단이 이전보다 최소 30분 이상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특히 이 서비스는 행정만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군민이 직접 실시간 강우 상황을 확인하고 스스로 위험을 판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강우량 정보는 창녕군 누리집을 통해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어, 야외 작업이나 이동 중에도 즉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이 ‘행정 중심’에서 ‘주민 참여형 예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기상 정보를 공유하고, 위험을 함께 인지하고, 대피 시점을 앞당기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최근의 폭우는 예고 없이, 짧은 시간에 피해를 만든다”며 “이제는 행정도 분 단위로 움직여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어 “30분 단위 강우 정보는 단순한 시스템 개선이 아니라, 재난 대응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기후위기는 이미 현실이 됐다. 재난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더 빨리 아는 것’이다. 창녕군의 이번 시도는, 앞으로 지방정부 재난 대응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실험이 되고 있다.
  
최일생 k7554
k755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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