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진전기 등 전력기기 주요 기업과 중소기업군 8개사가 한국전력이 발주한 설비 장치 입찰에서 6700억원대 담합 행위를 하다 적발돼 법인과 임직원 총 11명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 등 4개사 소속 임직원 4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0일 밝혔다. 담합을 주도한 이들 4개사를 비롯해, 여기에 가담한 중소기업군 회사 등 8개사도 불법 행위자와 법인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됐다. 임직원 7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한전이 발주하는 가스절연개폐장치 입찰 145건에서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 가격을 담합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가스절연개폐장치 시장의 약 90%를 점유한 이들 업체가 사전에 회사별로 낙찰 건을 합의한 뒤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도록 투찰 가격을 공유해 총 6776억원 규모의 담합 행위를 통해 최소 약 160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업계 내 지위와 시장 점유율을 토대로 담합 가담 업체들을 대기업군(효성중공업·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일진전기)과 중소기업군으로 나눠 입찰 배정 비율을 정한 뒤 입찰 건들을 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업체들이 이런 방식으로 7년6개월 동안 비정상적으로 높은 낙찰률(입찰 대상 물품·공사 중 실제 낙찰된 건수 또는 금액의 비율)을 유지해 낙찰가를 높임으로써 전기료 인상 등 일반 국민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입찰 담합이 이뤄진 기간 평균 낙찰률은 일반경쟁·지역제한 입찰 모두 96%로, 담합 종료 후 평균 낙찰률(67%)보다 약 30%p나 높았다.
담합을 주도한 4개사는 과거 유사한 담합 행위로 수차례 적발된 바 있다. 그러나 법인에 대한 과징금 처분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면서 재차 장기간 조직적 담합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월부터 이번 담합에 연루된 회사들을 순차적으로 고발하면서도 담합을 실행한 의혹을 받던 대기업 임직원들은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검찰은 같은 해 10월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에 대기업군 임직원 주도로 관련업체 모두 담합에 가담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하고 공정위에 세 차례에 걸쳐 당사자들 고발을 요청했다.
검찰은 한전이 담합 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을 포함한 추후 관련 행정·민사소송에서 수사를 통해 확보된 증거가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공정위·한전과 긴밀히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