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가동되는 대형 설비, 전국 곳곳에 위치한 사업장, 남성 근로자 비중이 월등히 높은 석유화학산업 특성상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십수 년간의 노력이 쌓인 결과,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업계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을 선도하며 제조업 내 일·가정 양립의 표본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롯데케미칼 기업문화팀 부유라 팀장은 20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수적인 업계 분위기 속에서도 임직원의 워라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장기간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다”며 “그룹 차원의 가족친화 근무 여건 조성 의지,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노사관계,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와 직원들의 적극적인 제도 활용이 맞물리며 12년 연속 가족친화인증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이 세 차례에 걸쳐 가족친화인증을 재인증받는 동안, 기업과 사회 전반의 가족친화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다변화됐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추구하는 가족친화정책의 큰 방향성, ‘저출생 극복’이라는 기조만큼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부 팀장은 “가족친화인증 도입 이전부터 일과 가정, 업무와 육아의 균형과 안정을 위한 제도적 노력을 지속해 왔다”면서 “그룹 차원에서도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여성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했으며, 2017년에는 여성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확대했고, 남성 육아휴직제도를 의무화했다”고 말했다.
특히 남직원 수가 여직원의 4배(롯데케미칼 2025년 3분기 기준)에 달하는 석유화학기업 특성상 남성 육아휴직제도의 의무화는 회사에 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부 팀장은 “매년 자녀를 낳은 가정의 남직원 중 70% 이상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다”며 “육아휴직 첫 달에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해 급여 축소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어 1년 이상 사용하는 남직원들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롯데그룹의 임직원 출생아 수치는 2022년 기준 성인 100명당 2.05명을 기록했다. 같은 해 국내 평균이 0.81명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온전한 형태의 복직 또한 중요한 요소다. 롯데케미칼은 육아휴직 복귀 시 휴직 전과 동일한 부서, 같은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는 직무로 복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부 팀장은 “커리어를 지속할 수 있도록 휴직기간은 승진에 필요한 직급 체류연한에 포함하고 있으며, 육아휴직 기간에도 학자금, 의료비, 경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는 육아휴직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인사·노무 부서에서 선제적인 인력 계획을 운영해 임직원이 심리적인 부담감 없이 육아휴직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대산, 울산 등 주요 석유화학단지는 물론, R&D센터 등 전국 곳곳에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업무 구조상 순환이 빈번한 상황 속에서도 롯데케미칼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완충 제도들을 마련·시행해 왔다.
부 팀장은 “사업장 근무 직원에게 사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택에 입주하지 않은 무주택 또는 통근 직원을 대상으로 주택자금 대출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인사발령에 따라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직원에게는 여비, 이전을 위한 준비금(지원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젝트성 사업 추진을 위해 파견 등 단기간 사업장 이동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숙소·교통비·식비를 지원하고, 해외 주재원의 경우 이사 비용과 자녀 학자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현지 정착을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신생아기부터 유아·학령기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부 팀장은 “선택적 근로제를 도입해 직원이 일별, 주별 근로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한 근무 환경으로 일·가정 양립은 물론, 업무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다”며 “금전적인 측면에서도 임직원의 안정적인 정착과 임신, 출산, 육아 등 전 과정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자 결혼·출산 시 각각 기본급 100%를 경조금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출산의 경우 자녀 수와 관계없이 각 자녀당 기본급 100%와 축하선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룹 정책에 따라 2024년부터 셋째를 출산한 임직원에게 승합차량 렌트 비용을 2년간 무상으로 지원해 다자녀 가구의 이동 편의성을 돕고 있다”며 “2년 무상지원 후, 희망 시 이용차량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이러한 제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했지만,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부 팀장은 “24시간 공장이 가동되는 사업장을 다수 보유한 회사의 특성상 초기엔 선택적 근로제, 남성 육아휴직제도 등의 이용률을 높이기 쉽지 않았고, 부서장 및 팀 분위기에 따라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상이한 부분도 있었다”며 “그러나 임직원의 높은 자부심과 소속감이 곧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굳건한 인식에 따른 경영진의 지속적인 메시지 전달, 담당 부서의 제도 정착을 위한 노력이 거듭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AI를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롯데케미칼은 그 어떤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는 ‘가족’의 가치를 앞으로도 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부 팀장은 “당사는 현재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직원의 행복은 기업의 성장과 직결된다’는 믿음을 갖고 앞으로도 가족친화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친화 인증이란 가족친화인증제도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제도로, 자녀 출산·양육 지원, 유연근무제 운영 등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근무 환경과 조직문화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에 인증을 부여한다. 롯데케미칼은 가족친화인증을 2014년 최초로 획득한 이후, 3년마다 재인증 심사를 통과해 12년째 인증을 이어오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