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척결’ 외친 정부, 온라인 공간은 규제 밖…IT 업계 “사실상 불가능”

‘사이비 척결’ 외친 정부, 온라인 공간은 규제 밖…IT 업계 “사실상 불가능”

기사승인 2026-01-20 18:18:35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 신천지 등에 대한 철저한 합동수사와 함께 모든 부처가 각각의 영역에서 사이비·이단의 폐해 근절 방안을 모색해 주시기 바란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사이비·이단 종교에 대한 전면 대응을 주문하며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지만,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관련 홍보와 포교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의지와 달리, IT 업계에서는 “온라인 포교 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카카오톡 채널과 오픈채팅방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본 결과, 통일교·신천지와 관련된 콘텐츠가 다수 게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게시물은 해당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거나 활동을 소개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도 사이비·이단 종교의 위장 포교 활동에 주의하라는 이용자 게시글이 공유되고 있다. 당근마켓은 모임이나 클래스 등을 통해 종교 포교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경각심을 당부하고 있으며, 신고 사유 항목에 ‘종교 포교를 시도해요’를 포함시켜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의 서비스 이용약관에는 사이비·이단 종교와 관련한 명확한 규제 조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소년보호법 위반, 불법 도박, 전문의약품 유통, 지식재산권 침해 등은 제한 대상에 포함돼 있지만, 종교 포교 자체를 문제 삼는 규정은 부재하다.

정부는 최근 통일교·신천지 등 일부 종교 단체를 겨냥해 강경한 대응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3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사이비‧이단 종료를 ‘척결해야 할 사회으로 규정하며, 사실상 해산 의지를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7대 종단 지도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사이비‧이단 종교가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방치해 폐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정교유착 의혹’ 특검 출범 전에 검찰‧경찰이 수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정교유착 의혹을 전담 수사할 합동수사본부는 지난 6일 공식 출범했으며, 인원은 검찰과 경찰을 합쳐 47명 규모로 구성됐다.

다만 IT 업계에서는 합동수사 결과와 별개로 온라인 공간에서의 포교 활동을 실질적으로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헌법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데다, 플랫폼이 특정 종교를 이유로 콘텐츠를 제한할 경우, 이용자 권리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IT 업계 종사자 A씨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용 약관상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패널티를 줄 수 있으나 이단 종교에 대한 법이 제정되지 않는 이상 어렵다”라며 “게다가 정부가 정교유착에 대해 처벌을 하더라도 해당 플랫폼을 운영하는 인물이 아니기에 검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IT 업계 관계자 B씨 역시 “네이버 카페와 카카오톡 채널 등의 경우 누구나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통일교, 신천지 문구를 막는다고 하더라도 이름을 바꿔 개설할 수 있기에 온라인 포교 방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