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환 스틱인베 회장, 지분 대부분 매각…미리캐피탈 최대주주로

도용환 스틱인베 회장, 지분 대부분 매각…미리캐피탈 최대주주로

도 회장, 지분 11.44% 2대주주에 매각
스틱인베 “예고된 은퇴 계획”
업계, 3월 정기 주주총회 주목

기사승인 2026-01-20 22:38:08

스틱인베스트먼트 주가 추이(왼쪽)와 도용환 회장. 그래픽=임성영 기자.

국내 1세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가 바뀐다. 창업주 도용환 회장이 보유 지분 대부분을 미국계 사모펀드 미리캐피탈(Miri Capital Management)에 넘기며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최대주주의 등장과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 가능성에 주목해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이날 보유 주식 476만9600주(11.44%)를 약 600억9700만원에 블록딜(장외 대량매매)로 매각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매각 단가는 1만2600원이다.​

이번 계약으로 도 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13.44%에서 2%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반면 기존 13.52%를 보유하고 있던 미리캐피탈은 총 24.96%의 지분을 확보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이후 스틱인베의 단독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예정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된 토종 투자회사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장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벤처캐피털과 기업 구조조정 투자에서 출발해 경영권 인수, 대체투자까지 영역을 넓히며 한국 사모펀드 시장의 성장기를 이끌어 왔다.​

도 회장은 중동 자본을 국내 시장으로 유치하고 벤처투자에서 바이아웃으로 스틱의 전략 축을 확장시키며 스틱인베를 운용자산(AUM) 10조원 규모의 대형 하우스로 성장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21년 상장 이후 주가 부진과 지배구조 이슈가 반복 제기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행동주의 성향의 주주들이 등장했다.

실제로 2023년 8월 미리캐피탈을 시작으로 2024년 3월 얼라인파트너스, 같은 해 9월 페트라자산운용이 잇따라 5% 이상 지분을 확보하며 주주 행동에 나섰다. 이들 주주는 배당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며 회사 측에 변화를 촉구해 왔다.

스틱인베는 이번 지분 매각이 도 회장의 사전 계획된 은퇴 수순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은퇴 후에도 스틱인베가 일관된 펀드 운용 철학과 정체성을 유지하고, 안정적인 경영 체제 아래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현 경영 체제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펀드 운용, 투자심의위원회(IC) 운영, 핵심 인력 등 조직 전반의 정체성을 이어가 운용사로서의 신뢰도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사전에 시장에 알려지지 않은 ‘깜짝 매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주요 투자자들의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3월 정기 주주총회로 쏠리고 있다. 미리캐피탈과 도 회장 측 지분(24.96%)이 얼라인(7.63%)과 페트라자산운용(5.09%)의 합산 지분보다 많지만, 약 42.7%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의결권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지배구조 변화와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은 즉각 주가에 반영됐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전 거래일 대비 10.19% 오른 1만60원에 장을 마쳤고, 장중 한때 1만26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편 스틱인베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인 미리캐피탈은 2021년 출범한 미국의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국내에서는 가비아, 케이아이엔엑스, 유수홀딩스, 지니언스 등 여러 상장사에 투자하며 활동 폭을 넓혀 왔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