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모든 간부들이 공식적인 소통 자리를 가졌다. 산업통상부에서 에너지 업무를 이관받은 뒤 정부 정책의 무게중심이 재생에너지로 쏠리면서, 환경과 기후 정책이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와 기후·환경 통합을 둘러싼 정책 혼란 속에서 이번 회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기후부는 23~24일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 인근에서 ‘간부 소통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에서는 올해 업무계획에 관한 소통뿐만 아니라 간단한 체육활동을 통해 단합을 다졌다. 조직 통합 이후 첫 공식 합숙 행사인 만큼, 내부에서는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 통합으로 가는 출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부는 지난해 10월1일 출범과 함께 환경과 에너지라는 성격이 다른 두 영역을 하나의 부처로 묶었다. 그러나 출범 초기부터 ‘조직은 합쳐졌지만, 일하는 방식은 아직 따로 논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끊이지 않았다. 이번 워크숍은 그간 누적된 소통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올해 기후부가 다뤄야 할 정책 현안은 적지 않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비롯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녹조 계절관리제 도입,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방식 전면 전환 등 기후·환경·에너지 전반을 아우르는 과제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환경과 에너지 어느 한쪽의 논리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사안들이다.
부처 통합의 어려움은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에너지 공공기관을 둘러싼 국회 대응에서도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공공기관의 소관 상임위원회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옛 환경노동위원회)로 바뀌었지만, 자료 제출과 업무 협조가 기대만큼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기후부 한 간부급 인사는 “전력 계통은 안보 등과 직결된다는 이유로 자료 제공에 여전히 소극적인 분위기가 있다”며 “국회 보좌진들도 답답해한다”고 전했다.
실제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실 보좌진들과 통화해 보면, 갈등의 핵심은 에너지·전력 운영 방식 자체보다는 관련 자료의 수집과 제공을 둘러싼 인식 차이에 가깝다. ‘자료를 안 주는 것’이 아니라 ‘못 주는 것’이라는 반복된 답변에 국회 입장에서는 정책 검증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 접근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보좌진은 “자료가 없어서가 아니라, 국회 요구에 맞게 가공·정리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설명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며 “이런 과정에서 내부 기준이나 절차를 이유로 자료 제출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이러다 보면 전력 문제는 아예 건드리기 어려운 영역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부처 내부에서도 온도차는 존재한다. 기후부로 이관된 옛 산업부 출신 에너지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조직 통합의 체감도가 낮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반면 환경 분야에서는 이번 통합을 ‘뒤늦게나마 정책 균형을 바로잡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다.
기후부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에너지 정책은 산업 논리가 우선되는 구조였고, 환경과 기후는 사후적으로 고려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후부 출범은 조직 확대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에서 기후·환경의 비중을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 과정에서 불편함이 있을 수는 있지만, 기후부 출범 취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