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연일 검찰개혁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것은 단순한 개혁 의지 표명을 넘어, 지지층의 동요와 당정 간 균열 조짐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정치적 판단이 깔린 행보로 읽힌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정부안의 기술적 문제를 넘어 정권의 방향성과 대통령의 리더십을 겨냥하는 국면으로 번지자, 대통령이 한발 앞으로 나와 자신의 구상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평가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 커뮤니티에서 나타난 반응은 이례적이었다. 그동안 개혁 속도나 인사 문제에 대한 불만이 특정 참모나 장관을 향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통령이 검찰개혁의 후퇴를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직접적인 성토가 등장했다.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던 인사에 대한 장관 후보 지명 등으로 누적돼 있던 불만이 검찰개혁 정부안을 계기로 임계점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대통령은 개혁의 대원칙을 재확인하되, 왜 제도 설계 단계에서 보완 논의가 불가피한지를 직접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지층의 의구심을 정면으로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을 “끝까지 추진해야 할 개혁 과제”로 규정하며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동시에 헌법과 법체계를 벗어나는 방식의 개혁에는 분명한 선을 그으며, 제도의 안정성과 국민 권리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후퇴’와 ‘완화’라는 비판을 의식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는 이날 보완수사 문제와 관련해 “원칙적으로는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하면서도, 공소시효가 임박한 상황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의 여지를 남겼다. 남용 가능성은 철저히 봉쇄하되,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열어두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기자회견 이후에도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석보좌관회의 등 공식 석상에서 연이어 메시지를 내며 개혁의 기준을 ‘국민의 삶’에 맞췄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개혁이 명분과 대의에 매달려 오히려 혼란과 고통을 키운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당내 일부 강경론을 겨냥한 동시에, 지지층을 향해 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다시 설정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여권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논란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2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검찰개혁이 지지층의 요구를 그대로 옮겨 적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국민의 권리를 어떻게 두텁게 보호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점을 대통령이 직접 정리한 것”이라며 “정치적 부담은 크지만, 방향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온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권 한 고위 관계자는 “검찰개혁 역시 결국 국민의 삶을 기준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운 실용주의 정치의 핵심“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