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견은 한국 농교육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료로 평가된다.
‘계아초계’는 1908년 중국 최초의 근대식 농학교 ‘계음학관(啓瘖學館)’을 세운 미국 선교사 아네타 톰슨 밀스(Annetta Thompson Mills) 여사가 발간한 교재로, 입 모양을 통해 발음을 익히고 발성 기관을 훈련하는 ‘구화법(口話法)’을 다루고 있다.
대구대는 지난 16일 사범대학에서 열린 한국특수교육문제연구소 동계학술대회에서 ‘계아초계’ 원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번 공개를 통해 그동안 1907년으로 알려졌던 출판 연도가 사실상 1908년임이 확인됐으며, 판권지와 관부 고시가 첨부된 완전한 초판본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다.
이 책이 대구대에 전해진 배경에는 대학 설립자 가족의 인연이 있다.
대구대 설립자인 이영식 목사의 차남인 고(故) 이기수 선생이 1966년 미국 대학 도서관들에서 기증받은 특수교육 관련 도서 1200여권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대구대에 전달했는데, 그중 한 권이 바로 ‘계아초계’였다.
이기수 선생은 1953년 헬렌 켈러 재단 장학금을 받아 미국으로 유학한 한국 최초의 특수교육 전공자로, 이후 한국 특수교육 연구의 초석을 다졌다.
중국 산둥성 특수교육학교 미술강사 출신인 그는 입체 도서를 연구하던 중 우연히 밀스 여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진을 발견했고, 그를 계기로 책의 존재를 알게 됐다. 이후 대구대 도서관에서 실제 교재를 찾아내며 역사적 발견으로 이어졌다.
‘계아초계’는 현재 중국 내에서도 완전한 초판본을 찾기 어려운 희귀 문헌으로, 중국 근대 농교육의 출발점을 기록함과 동시에 한국과 중국, 미국의 특수교육이 어떻게 교류·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다.
특히 한국 특수교육의 도입 과정에서 미국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여사와 밀스 여사의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 자료로 평가된다.
왕샤오루이씨는 향후 대구대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계아초계’를 중심으로 한·중 근대 특수교육의 연계성을 연구할 계획이다.
권순우 대구대 한국특수교육문제연구소장(특수교육과 교수)은 “‘계아초계’는 한·중·미 3국의 특수교육 교류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료로, 동아시아 근대 교육의 전파 경로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라며 “앞으로 학제 간 심층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