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SO 주도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설치·운영 기준, ISO 국제표준 됐다

KRISO 주도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설치·운영 기준, ISO 국제표준 됐다

충전·교체 컨테이너형 배터리
진동·방수·화재 방지 등 안전규정 구체화
풍력 보조 추진장치 연계 가능
우리 기술 '글로벌 표준' 안착 선도

기사승인 2026-01-26 14:53:15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으로 운항하는 연안선박 개념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우리나라가 제안한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설치·운영 기준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우리나라가 제안한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설치·운영 요구사항'이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표준(ISO 18962)으로 발간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표준 제정으로 국내 기업이 세계 교체식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는 길이 넓어질 전망이다.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은 컨테이너나 트레일러 형태로 배에 실어 사용한 후, 사용을 마치면 바로 새 배터리로 바꿔 끼우는 독립 모듈형 시스템이다. 이 장치는 운항 일정과 무관하게 충전·교체가 가능하며 선박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 가능해 운항 일정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최근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염물질을 내뿜는 발전기 대신 배터리 수요가 늘었다. 

하지만 그동안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없어 기업마다 서로 다른 규정을 적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KRISO가 주도한 국제표준 ISO 18962는 이런 배터리 시스템을 배에 어떻게 설치하고 고정하는지, 안전하게 운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꼼꼼하게 규정했다.

특히 바다 위 거친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진동이나 충격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강력한 물줄기에도 견디는 IPX5 이상 방수성능과 화재 방지 기술을 필수 요구사항으로 담았다. 

또 운항 중 남는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풍력보조추진장치(WAPS)나 선실 전력으로 쓰는 시나리오도 갖췄다. 풍력보조추진장치는 돛이나 회전하는 원통을 이용해 바람 힘을 추진력으로 바꾸는 친환경 장치다.

선박용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한 풍력보조추진장치(WAPS) 구동 개념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KRISO는 육상시험평가시설(LBTS)과 친환경 대체연료 해상실증 선박(K-GTB)을 활용해 우리 기술이 세계 시장에 안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육상시험평가시설은 배에 장비를 싣기 전 땅 위에서 실제 바다와 똑같은 조건으로 성능을 시험하는 곳이며, 해상실증 선박은 바다 위에서 배터리와 연료전지 성능을 직접 확인하는 특수 선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강희진 KRISO 친환경해양개발연구본부장은 "표준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경쟁국 견제를 설득하고 다른 국제 표준과 조율하는 과정이 어려웠다"며 "우리 연구성과가 전 세계 기준이 됐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소장은 "이번 성과는 우리의 조선 기술력이 단순히 배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산업 규칙을 만드는 룰 세터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며 "우리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