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관 평가 기준이 획일화된 지표 중심에서 환자 경험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인증제 개편을 통해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평가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과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환자 중심 의료기관 인증체계 개선’을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서희정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사업혁신센터장은 의료기관 평가인증제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는 과거 의료기관 평가제도가 병원 간 과잉 경쟁과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보완해 도입된 제도다. 자율 신청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요양병원은 의무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의평원은 인증제 도입 이후 병원의 감염관리 체계 구축과 조직문화 개선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기관의 낮은 평가인증 참여율과 대국민 인지도 부족은 한계로 지적됐다. 2025년 말 기준 종합병원의 평가인증 획득률은 69%였지만, 병원급 의료기관은 8.4%에 그쳤다. 중소병원이 인증 항목이 많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의평원은 기본 인증제 도입과 분야별·전문성 인증 고도화 등을 통해 인증 문턱을 낮추는 개편안을 제시했다.
평가인증제 개편은 의료기관 행정 부담 완화에 그치지 않고, 환자가 체감하는 안전과 진료 과정을 인증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서 센터장은 “현재 인증제는 구조와 기록 중심 평가에 머물러 있어 의료기관의 실제 진료 과정이나 환자가 체감하는 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환자 안전에 직결되는 핵심 기준을 중심으로 기본 인증을 마련하고, 전문 영역은 분야별 인증으로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정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도가 활성화되려면 제도 개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차원의 재정·제도적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평가인증제와 연계된 인센티브가 일선 병원에 충분히 체감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현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현재도 의료질 평가 지원금, 수술실 환자 안전관리료 등 일부 건강보험 급여가 의료기관 평가인증제와 연계돼 있다”며 “의료질 향상을 위한 제도와 인센티브가 마련돼 있지만, 일반 병원급 의료기관에는 체감도가 낮다는 점은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들이 인증을 통해 실질적인 유인을 느낄 수 있도록 추가적인 인센티브 방안도 검토하겠다”며 “인증의 의미와 연계된 혜택이 병원과 환자에게 보다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 강화 필요성도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 평가인증제 개편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본 인증에서 급성기 병원 인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계적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기본 인증이 급성기 병원 인증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이행 경로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은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보상부장은 “의평원이 추진 중인 중소병원을 위한 기본 인증제 도입은 환자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며 “기본 인증이 약식 인증 성격을 갖는 만큼, 이를 급성기 병원 인증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 평가인증제가 다른 인증 제도나 지정 제도와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통해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