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까지 간다”…SK하이닉스, 엔비디아 HBM4 물량 3분의2 확보

“70%까지 간다”…SK하이닉스, 엔비디아 HBM4 물량 3분의2 확보

기사승인 2026-01-28 10:42:20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개막 3일차인 1월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 SK하이닉스 부스에 HBM4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연합뉴스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HBM4 물량 가운데 약 3분의 2 이상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하던 50~60% 수준을 크게 웃도는 배정으로,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출시할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 등에 적용될 HBM4 물량의 약 70%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내 HBM4 점유율이 70%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시장조사기관들이 예상했던 SK하이닉스의 HBM4 점유율 50%대 중반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2025년 말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4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4%, 삼성전자 28%, 마이크론 18%로 예상됐다.

업계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구축된 엔비디아와의 협력 관계와 대규모 양산 과정에서 입증된 수율·공급 안정성이 이번 물량 배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이후 엔비디아에 대규모 유상 샘플을 공급해 왔으며, 최근 최종 검증 단계에서도 큰 문제 없이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엔비디아가 시장 표준보다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요구하면서 일부 설계 조정이 있었지만, 현재는 이를 모두 해소하고 고객사 일정에 맞춘 본격 양산을 준비 중인 상태다.

2025년 10월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와 HBM3E 실물이 전시돼있다. 연합뉴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가 진행한 HBM4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다음 달 업계 최초로 HBM4 정식 납품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세대 HBM 시장에서 기술적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번 HBM4에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하는 차별화 전략을 택했다. 이를 통해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기준인 8Gbps를 넘어 최대 11Gbps 수준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역시 30%를 웃돌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AMD·구글 등과 두터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해당 고객사의 AI 칩 수요가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의 HBM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29일 나란히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를 연다. 양사는 이 자리에서 올해 HBM 시장 전망과 함께 HBM4를 포함한 차세대 메모리 공급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