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트럼프 관세 불만, 100% 입법 지연 때문”…2월 국회가 분수령

靑 “트럼프 관세 불만, 100% 입법 지연 때문”…2월 국회가 분수령

쿠팡·비준설 일축…대미투자특별법 속도 압박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는 ‘원칙 유지 속 한두 달 조정’ 검토

기사승인 2026-01-29 06:00:05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배경에 대해 “미국의 불만은 전적으로 국회의 입법 지연에 있다”고 밝혔다. 쿠팡 문제나 국회 비준 동의 미이행 때문이라는 해석을 일축하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에 대한 미국 측의 답답함이 직접적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2월 국회 논의를 계기로 입법 필요성을 적극 설득하고, 미 측에도 진행 상황을 상세히 공유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8일 춘추관에서 열린 경제 현안 브리핑에서 “미국의 불만이 100% 국회의 입법 지연에 있다고 보고 있고, 미국 측도 그렇게 답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재인상 배경을 두고 쿠팡 문제, 국회 비준 동의 미이행 등 여러 추측이 나오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한국의 대미 투자가 국회 절차 지연으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상호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한국 정부가 대상이 아니다”라며 “왜 국회가 아직 승인하지 않느냐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게시된 문안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대미투자 절차에 대한 인식 차이는 없다고 보고 있다. 김 실장은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정부가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제출한 달의 첫째 날부터 관세를 15%로 인하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미국도 그 절차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큰 틀의 합의는 이미 이뤄졌는데, 실제 투자가 시작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조급함이 쌓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과의 비교도 언급됐다. 김 실장은 “일본은 별도의 입법이 필요 없고 기존 법적 근거가 있어 우리보다 절차가 빠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일본 역시 정식 착수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 입장에선 관세 협상은 마무리됐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실질적인 대미투자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외교·통상 채널을 총동원해 상황 관리에 나선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캐나다 토론토 일정을 마친 뒤 미국 워싱턴에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할 예정이며,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일정을 앞당겨 미 무역대표부(USTR)와 협의에 나선다. 김 실장은 “가장 중요한 채널은 러트닉 장관과 김정관 장관 간 라인”이라고 강조했다.

2월 국회를 분수령으로 삼고 있다. 김 실장은 “이미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 면담이 잡혀 있다”며 “대미투자특별법의 필요성을 입법부에 충실히 설명하고, 정부가 국회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상세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김 실장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과 관련해 “5월 9일이 아닌 한두 달 뒤에 종료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5월 9일 종료를 못 박은 이후 시장 우려가 확산되자, 시행 시점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 실장은 “한두 달 뒤에 종료하더라도 원칙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4년간 관례적으로 연장돼 오면서 이번에도 유예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 데에는 정부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입자 문제 등으로 매각 준비에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정 시점 이전 계약에 대해서는 거래 완료를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확실히 종료된다”며 “대통령이 밝힌 ‘유예 없다’, ‘당초 예고대로 일몰’이라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