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 없어 빠진 지원들"…동해시, 구조적 차별 개선 과제

"읍·면 없어 빠진 지원들"…동해시, 구조적 차별 개선 과제

농어촌 의료·재정 지원 사각지대 지속
의회 문제 제기·국회 입법 맞물려

기사승인 2026-01-29 17:01:51
동해시청 전경.
읍·면이 없다는 이유로 각종 농어촌 지원 제도에서 제외돼 온 강원 동해시의 행정 구조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도시와 농어촌 성격이 혼재된 생활 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법적 분류 한계로 의료·재정·복지 전반에서 제도적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동해시 등에 따르면, 동해시는 1980년 명주군 묵호읍과 삼척군 북평읍이 통합돼 출범한 ‘도농분리형 도시’다. 이후 1994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통합형 도농복합시는 읍·면 설치가 가능해졌지만, 법 개정 이전에 만들어진 동해시는 행정구역상 모든 지역이 ‘동’으로만 구성돼 있다.

문제는 이러한 행정 구조가 실제 지역 여건과 괴리를 보이면서 각종 국비 지원과 제도 혜택에서 배제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어촌 의료서비스 개선사업이다.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을 대상으로 보건소 시설 개선과 장비 확충을 지원하는 국비 사업이지만, 동해시는 행정구역 기준에 걸려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동해시는 어촌과 농촌 지역이 혼재돼 있고, 노인 인구 비율도 25%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지만, 의료 인프라 개선 사업은 대부분 시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1990년대 조성된 보건소 시설의 노후화 문제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반면 태백시는 폐광기금, 속초시는 접경지역 지정에 따른 별도 재정 지원을 받고 있어, 동해시만 제도적 공백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의료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농어촌 고교생 대학 특례, 교부세 산정 구조, 각종 세제·부담금 감면 적용 등에서도 동해시는 도농복합시에 비해 불리한 구조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구역 분류 하나가 재정과 복지, 인프라 투자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최근 시의회 공식 논의로도 이어졌다. 동해시의회는 29일 제35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2026년도 주요업무 계획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도농복합시 특례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정동수 의원은 "동해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도농복합시 지정을 위한 특례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집행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의회 차원의 문제 제기는 국회 입법 움직임과도 맞물린다. 지역구 의원인 이철규 의원(국민의힘·동해·태백·삼척·정선)은 지난해 8월 강원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동해시와 태백시처럼 도농분리 구조를 가진 도시도 주민 의견을 반영해 동(洞)을 읍·면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조항을 담았다. 

전환이 이뤄질 경우 해당 지역을 도농복합시로 간주해 재정 지원과 복지 혜택을 확대하는 구조다.

동해시는 앞서 국회 입법조사처와 강원특별자치도에도 도농복합시 관련 제도 개선을 공식 건의한 바 있으며, 향후 특별법 개정 과정에서 지역 의견 반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동해시 관계자는 "행정구역 명칭이 아니라 실제 생활권과 지역 특성을 기준으로 지원 체계가 재설계돼야 한다"며 "의료·복지·재정 전반에서 실질적인 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구조적 불균형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승원 기자
bsw4062@kukinews.com
백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