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의 운용 방식과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이를 통해 코스닥과 벤처시장 등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보다 원활하게 유입되도록 유도한다. 또한 환율 변동에 따른 기금 자산 위험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기획예산처는 29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임기근 장관 직무대행(차관) 주재로 ‘제1차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열어 ‘2026년 기금 자산운용 기본방향’과 ‘2026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지침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현재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 국내 67개 연기금이 운용하고 있는 여유자금 규모는 2016년 636조원에서 2024년 1222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체 운용 규모가 14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기금 여유자금은 각 기금이 작성한 자산운용지침(IPS)에 따라 개별적으로 운용됐다. 하지만 기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단순히 안전하게 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방향으로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지에 대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금 자산운용의 기본 방향을 처음으로 마련하고 이를 논의·결정할 기금자산운용정책위원회를 신설했다.
새로 마련된 기본방향에는 기금 운용의 원칙으로 안정성, 유동성, 수익성뿐만 아니라 공공성을 함께 명시했다. 기금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동시에 벤처기업과 코스닥 시장 등 국내 혁신 생태계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기금 담당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기금 자산운용 공통 가이드라인’도 내놓았다.
특히 정부는 기금이 벤처기업과 코스닥, 국민성장펀드, ESG 분야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공공자금이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연기금 운용에 대한 평가 방식도 바뀐다. 벤처투자에 대한 가점은 기존 1점에서 2점으로 확대하고, 가점 최소 기준액도 상향 조정했다. 벤처펀드 결성 초기 수익률은 평가에서 제외해 투자 문턱을 낮췄다. 또 기금 운용 성과 평가 시 사용하는 기준수익률에 코스피 95%와 코스닥 지수 5%를 혼합하기로 했다.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이밖에 해외 투자 과정에서 환율 변동으로 자산 가치가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환율 위험 관리 항목도 새로 도입된다. 실제로 채택한 환율 관리 방식에 맞춰 기준수익률을 평가하도록 했다. 환율 효과로 연기금 운용 성과가 과대평가되거나 왜곡되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개정된 기금운용평가지침은 ‘2026회계연도 기금 운용 성과’를 평가하는 2027년부터 적용된다.
임기근 차관은 “금 여유자금의 효율적 운용을 통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뒷받침하겠다”면서 “공적 재원으로 조성되는 만큼 혁신생태계 활성화 및 신성장동력 발굴 등 사회경제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태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