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정형 호스피스 수가를 높여 생애 말기 환자가 가정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장 수요가 큰 의약품에는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제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가정형 호스피스 수가 개선안과 건강보험 급여·비급여 목록 개정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3월 의료·요양 통합돌봄 전국 시행에 맞춰 말기·임종 환자가 가정에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가정형 호스피스 수가를 높이기로 했다. 호스피스는 말기 환자 또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신체적·심리적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다.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간경화, 만성 호흡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가정형 호스피스는 전문 호스피스팀이 환자 가정을 방문해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다. 40개 의료기관에서 운영 중으로 총 2042명의 환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복지부는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의 가정 방문 및 임종 돌봄, 전화상담 등 상시적 서비스 수가를 높여 가정형 호스피스에 대한 보상을 강화함으로써 퇴원 이후 치료의 연속성과 임종에 대한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가정형 호스피스 제공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수가를 현실화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병원급 이상 의사 방문료(초회) 임종가산액은 17만7080원이다. 임종가산은 의사 또는 전담간호사가 임종 돌봄을 제공할 때 추가로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에 대한 수가 가산이다. 복지부는 이를 34만6030원으로 1.95배 올린다. 간호사는 11만8880원에서 24만2410원으로 2.04배 올린다.
의원급의 경우 의사 방문료 임종가산액은 현행 17만6280원에서 34만4830원으로 1.96배 오른다. 간호사는 11만8570원에서 24만920원으로 2.03배 확대된다. 복지부는 “초고령사회를 맞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돌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성과 보상
건정심은 이날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과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 대상 의료기관의 성과 지원 계획도 점검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은 47개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응급·희소질환 입원환자 중심 역량 회복과 전공의 수련 등 5대 구조 전환을 돕는 사업이다.
복지부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해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을 지원한 바 있다. 올해는 8000억원을 지원하며 2차 연도 평가에선 필수·공공의료 강화 등을 위해 성과지표 5개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의 응급환자 수용과 응급실 내원 중증 환자 최종 치료 기능을 점검하는 등 필수·공공의료 기능을 평가하고, 중환자실 비중과 역량도 점검한다.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통해 성과도 확인했다. 구조 전환 전(2024년 9월)과 비교해 중증수술은 약 1만3000건(45.9%), 응급환자 수는 1만9000건(24.3%), 희귀질환자 입원은 5700명(38.3%) 각각 증가했다. 전문 의뢰·회송 도입 이전보다 협력기관과의 진료 의뢰·회송은 3~4배 증가했다.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들의 일반 입원실은 3732개(8%) 줄였으며, 중환자실은 185개(3.7%) 늘렸다.
복지부는 “47개 상급종합병원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통해 바람직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속적으로 사업을 보완·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전공의들이 중증에서 경증까지 지역의료 임상 경험을 두루 쌓을 수 있도록 다기관 협력 수련 네트워크 운영 실적을 평가한다. 화상, 분만 등 특정 분야 24시간 진료체계를 유지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필수특화 기능 강화 지원사업은 올해 1차 연도 성과지표를 점검해 약 230억원을 투입한다.
지역 2차 종합병원도 지속적으로 육성한다. 복지부는 지난해 7월부터 전국 175개 2차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이들 병원의 성과를 평가해 참여 병원에 약 2000억원을 지원한다.
‘페트로자주’·‘레주록정’ 건강보험 적용
다음 달 1일부터는 현장 수요가 높았던 제일약품의 ‘페트로자주’(성분명 세피데로콜토실산염황산염수화물)와 사노피의 ‘레주록정’(벨루모수딜메실산염)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페트로자주는 현재 개발된 그람-음성균 항생제 가운데 가장 넓은 스펙트럼을 보유한 약제다. 대부분의 그람-음성균뿐 아니라, 3가지 계열 이상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에도 효과가 있어 그간 건보 적용 요구가 높았다.
레주록정은 조혈모세포 이식 후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장기를 공격하는 만성 이식편대숙주 질환의 3차 치료제다. 만성 이식편대숙주 질환은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후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장기를 공격해 염증반응 및 조직 섬유화가 진행되는 질환이다. 이식환자의 약 50%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이식 후 비재발 사망의 주원인이 된다.
의료적·사회적 필요성이 높다고 평가된 구형흡착탄과 애엽추출물은 제약사의 약가 자진인하 신청을 거쳐 대체약 대비 비용효과성이 있다고 평가돼 인하된 약가로 건강보험 급여를 유지하기로 했다.
간경변 등 중증 간질환 해독의 보조 치료에 쓰이는 ‘L-아스파르트산-L-오르니틴 경구제’는 간성뇌증에 한정해서만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돼 간성뇌증을 제외한 기타 간질환에 대해선 급여를 제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 재평가 중인 △L-아스파르트산-L-오르니틴 주사제 △설글리코타이드(위염 치료제) △케노데속시콜산-우르소데속시콜산삼수화물마그네슘염(소화불량 치료제)은 임상시험 결과로 유효성을 입증 못 하면 급여비 일부를 환수하는 조건으로 평가를 유예한다.
복지부는 “국민건강 증진을 목표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약제 중심으로 급여목록을 정비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약제 급여 제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현장 수요가 높았던 신약들이 등재됨에 따라 환자와 그 가족의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완화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