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펀드부터 모태펀드, 세컨더리(구주) 시장까지 초기투자 생태계의 자금 조달과 회수 구조를 점검하는 논의가 부산에서 열렸다. 지방정부와 전담기관, 정책금융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주도 투자 재원 확충과 회수시장 보완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KAIA)는 부산광역시, 부산기술창업투자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2026 스타트업 투자자 서밋’을 29일 부산에서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서밋은 초기투자 산업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컴퍼니빌딩과 모험자본을 활용한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서밋 1일 차 세션2에서는 지역 펀드부터 모태펀드까지 폭넓은 주제를 놓고 논의가 이뤄졌다. 지방정부와 전담기관의 펀드 조성 전략, 모태펀드 출자 방향, 농식품 분야 정책펀드 운영,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 방안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지역 주도의 투자 인프라를 강화하는 한편, 초기투자–후속투자–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자본 구조와 제도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공통적으로 짚었다.
세션2 첫 발제로 나선 송강국 부산기술창업투자원 펀드투자실장은 부산을 지역 주도 창업·투자 생태계로 전환하기 위한 전담기관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이 지난해 4월 출범해 기술창업 지원, 벤처투자 촉진, 투자 인프라 확충, 글로벌 연계를 통해 부산을 ‘글로벌 창업 도시’로 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030년까지 누적 2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목표로 지방시대 벤처펀드(모펀드 1000억원), 부산미래성장 벤처펀드(모펀드 1000억원) 등을 통해 지역 투자 재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영석 세종테크노파크 전임은 세종미래전략산업펀드의 조성 현황과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오 전임은 “세종시가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넘어 자족형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벤처투자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며 지역 전략산업 육성과 창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펀드를 설계·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관내 기업과 이전 기업 투자에 집중하는 1호 펀드(400억원)를 운용 중이며, 운용사 선정부터 투자 기업 발굴, IR 프로그램 운영까지 단계별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그는 2호 펀드 조성 계획도 밝히며 △미래모빌리티 △디지털헬스케어 △정보보호 △디지털콘텐츠 △양자소프트웨어 등 지역 핵심 산업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모형·발굴형·추천형으로 나눈 ‘3-트랙’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어 박일규 한국벤처투자 펀드운용3팀장은 올해 ‘모태펀드 출자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지역·산업·성장 단계별로 세분화한 출자 구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모태펀드 출자 규모는 중소벤처기업부 1조6300억원, 문화체육관광부·해양수산부 5140억원 등 총 2조1440억원 안팎으로, 창업 초기부터 스케일업, 세컨더리, M&A, 글로벌 진출까지 전 주기 지원 체계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중기부 계정에서는 지방기업 투자 의무를 약정총액의 20% 이상으로 새로 반영해 지역 투자 확대 기조를 강화했다. 민간 출자 인센티브를 높여 민간 자금 유입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자영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관리부장은 농식품모태펀드의 역할과 올해 출자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농식품모태펀드는 정부 재정을 마중물로 민간 자본을 유입해 농림·수산·식품 분야 투자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은 2조6161억원이며, 154개 자펀드를 통해 투자를 집행해 왔다. 올해는 총 2660억원 규모로 18개 자펀드 결성을 추진해 투자 확대와 회수시장 보완을 병행할 계획이다.
세션 후반부에서는 회수시장 보완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장지영 라이징에스벤처스 대표는 “1차 투자 중심 구조만으로는 생태계가 지속되기 어렵다”며 중간 회수 수단으로서 세컨더리 펀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기업 투자가 살아야 생태계가 돌아간다”고 말했다. 라이징에스벤처스의 포트폴리오 38개사 가운데 27개사(71%)가 지역 기업이며, 일반·딥테크·글로벌 TIPS 추천·선정 기업 5곳도 모두 지역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투자 활성화를 위해 LP 세제 혜택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피력했다.
김판건 미래과학기술지주 대표는 ‘기술을 가치로’를 주제로 공공기술 기반 딥테크 투자 성과를 공유했다. 미래과학기술지주는 4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역 혁신 기업에 시드부터 시리즈A까지 후속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129개 기업에 486억원을 투자했으며, R&D 연계 등을 통한 지역 경제 파급 효과는 약 1조372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수도권 편중을 막고 지역 투자자의 회수를 돕기 위해 85억원 규모의 지역 특화 세컨더리 투자를 운용 중”이라며, 지역 AC의 구주를 인수해 지역 자본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세션 종료 이후에는 참석자 간 네트워킹이 이어졌다. 지역 펀드 조성 경험과 출자사업 방향, 회수시장 확대 방안을 놓고 교류가 진행됐다. 주최 측은 이번 서밋을 통해 지역과 수도권, 공공과 민간을 잇는 투자 연결을 강화하고, 초기투자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체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