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조사’ 의혹 쿠팡 로저스 경찰 첫 출석…“조사 적극 협조”

‘셀프조사’ 의혹 쿠팡 로저스 경찰 첫 출석…“조사 적극 협조”

기사승인 2026-01-30 16:38:45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30일 서울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30일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로저스 대표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TF가 꾸려진 지 약 한 달 만이자, 로저스 대표에 대한 첫 조사다.

로저스 대표는 오후 1시53분 서울청 청사에 도착해 “쿠팡은 계속 그래왔듯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에 완벽하게 협조하겠다”며 “오늘 경찰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정보 유출 규모 축소 의혹이나 증거 인멸 혐의 인정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지난달 쿠팡 관련 국회 청문회에 출석했을 당시 국회의원들에게 목소리를 높이며 감정을 드러냈던 모습과 달리, 이날은 공개 발언을 최소화했다. 두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뒤 세 번째 만에 출석한 점, 한미 통상 현안으로까지 번진 사안을 의식해 여론 자극을 피하려는 ‘로키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로저스 대표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부 조사와 경찰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쿠팡이 경찰 몰래 피의자를 중국에서 접촉하거나 노트북을 회수해 포렌식한 경위부터 조사할 예정이다. 쿠팡은 유출된 개인 정보가 3000건에 불과하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빠져나간 정보가 3000만건에 달한다며 쿠팡이 일부 증거를 인멸했거나 규모를 축소하려 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국회에서 이 같은 자체 조사가 국가정보원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국정원이 이를 부인하면서 위증 혐의도 추가됐다. 2020년 사망한 쿠팡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산재 책임을 축소·회피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하버드대 동문으로 ‘쿠팡 2인자’로 불리는 로저스 대표는 국회 청문회 직후 출국해 경찰의 출석 요구에 두 차례 불응했다. 경찰은 출국정지를 신청했지만 검찰 단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 조사는 통역을 통해 진행돼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소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이날 쿠팡 본사에서 청와대 사랑채까지 행진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