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자치구, 통합법 특례로 ‘재정 족쇄’ 풀리나

광주 자치구, 통합법 특례로 ‘재정 족쇄’ 풀리나

통합 후 10년간 보통교부세 ‘최대 25% 가산’ 명문화
전남 시군 대비 인구 3.3배 상회 불구 가용 재원 1/5
자치구 일각 “구체적 로드맵 부재 시 희망고문 우려”

기사승인 2026-02-02 09:58:25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사진 오른쪽)과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지난달 2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통합 지방정부 추진 공동선언문’ 발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당론으로 발의된 ‘전남광주통합특별법’ 제44조에 따르면, 통합 후 10년간 광주 자치구에 보통교부세를 최대 25% 가산하는 내용이 담겨 실질적인 재정 분권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주시 5개 자치구가 전남 시·군 대비 3.3배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도 예산 지원은 5분의 1 수준에 그쳤던 ‘재정 역차별’ 구조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계기로 자치구가 중앙정부의 보통교부세를 직접 교부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하위 법령인 시행령으로 위임돼 실질적인 재정 분권 완성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당론 발의한 ‘전남광주통합특별법’ 제44조에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통합특별시 설치 후 첫 회계연도부터 10년간 자치구에 교부하는 보통교부세를 최대 25%까지 가산해 산정할 수 있다.
 
이는 광주시 본청을 거쳐 ‘조정교부금’ 형태로 예산을 배분받던 종전 방식에서 탈피해, 중앙정부로부터 재원을 직접 조달받는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제도가 안착될 경우 예산 편성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주민 수요에 즉각 대응하는 재정 탄력성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역 간 재정 격차 완화를 목적으로 한 ‘균형발전기금’ 설치 조항도 포함돼 운용의 폭을 넓혔다.
 
이번 특례 조항은 광주시 자치구가 직면한 행정 수요와 재정 지원 간의 불일치를 바로잡는 데 방점이 찍혔다.
 
지난해 기준 전남 22개 시·군의 평균 인구는 8만 명 수준이다. 이들이 중앙정부와 도로부터 지원받은 보통교부세 및 조정교부금 합계는 시 단위 약 4000억 원, 군 단위 약 2800억 원에 달한다.
 
반면 광주시 5개 자치구의 평균 인구는 27만 명으로 전남도 시·군을 압도하지만, 광주시로부터 할당받은 조정교부금은 평균 866억 원에 불과하다. 인구 규모는 3배 이상 크지만 실제 가용 재원은 전남 시 단위의 약 21% 수준에 머무르는 ‘역전 현상’이 고착화된 셈이다. 그동안 자치구들이 “특별시 내 자치구도 시·군과 동등한 지위에서 교부세를 산정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배경이다.

법적 근거는 마련됐으나 즉각적인 효과를 장담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안 단서 조항에 교부의 시기, 방식, 규모를 ‘별도로 정한다’고 명시해 시행령 제정 과정을 남겨뒀기 때문이다.

큰 틀의 원칙은 세워졌으나 구체적인 산정 방식 확정 과정에서 기획재정부 등 예산 당국과의 협의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자치구 일각에서 “법안 통과는 시작일 뿐, 구체적인 시행령이 담보되지 않으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 자치구의 재정적 열악함을 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세부 시행령 단계에서 중앙 부처의 견제가 예상되는 만큼, 지역 정치권의 치밀한 후속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 역시 “재정 여건 개선은 주민 밀착형 행정 서비스와 직결된 사안”이라며 “선언적 입법에 그치지 않고, 법안 통과 직후 즉각 적용 가능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영환 기자
honam0709@kukinews.com
김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