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잎이 넓게 펴지는 비밀, 체관'… 포스텍, 관다발 발달 스위치 발견

[쿠키과학] '잎이 넓게 펴지는 비밀, 체관'… 포스텍, 관다발 발달 스위치 발견

잎 구조 축 역할 체관 유래 단백질 확인
광합성과 체관 연결고리 규명
환경 변화에 강한 맞춤형 작물 개발 기대

기사승인 2026-02-02 16:24:28
miR165 생합성 조절을 통한 관다발 유래 RNA 결합 단백질의 잎-관다발 발달 통합 모델. 한국연구재단

식물의 영양분 이동 통로인 체관에서 만들어진 특정 단백질이 잎의 모양과 관다발 발달을 조절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를 활용하면 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어 후속 연구가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포항공대 황일두 교수팀이 체관 유래 단백질 ‘JULI’이 마이크로RNA(miRNA) 생성을 제어해 잎의 균형 잡힌 발달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마이크로R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아주 작은 RNA로, 특정 유전자가 과도하게 작동하지 못하도록 단백질 생산을 억제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식물의 잎이 태양광을 효율적으로 받기 위해 넓게 펴지고 그 안의 관다발이 고루 퍼지는 과정은 매우 정교한 조절 시스템이 필요하다. 관다발은 식물 체내에서 물과 영양분이 이동하는 통로로, 사람의 혈관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그동안 과학계는 영양분을 만드는 잎과 이를 나르는 체관의 발달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측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분자적 기작이 두 조직을 통합해 조절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체관 발달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JUL1 단백질에 주목했다. 

연구결과 이 단백질이 잎의 아랫면에서 잎의 형태를 결정하는 유전 물질 ‘miR165/166’의 농도를 조절하는 교통정리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JUL1 단백질은 마이크로RNA의 원료가 되는 전사체에 직접 결합해 이들이 성숙하는 과정을 억제한다. 

만약 이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잎의 위아래 균형이 무너져 잎이 아래로 심하게 말리거나 체관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줄기 체관에서 유래한 단백질이 잎의 모양을 결정하는 구조적 축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특히 RNA의 구조 조절을 통해 마이크로RNA 생성을 저해하는 새로운 조절 방식을 제시해 오랜 난제였던 조직 간 통합 발달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향후 광합성 산물이 이동하는 체관과 광합성이 일어나는 잎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농작물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개량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황 교수는 “광합성 산물이 이동하는 체관과 광합성이 일어나는 잎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작물 생산성 증대에 필수요소”라며 “이번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작물의 외형과 수송 능력을 최적화해 변화하는 환경에 강한 맞춤형 작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1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논문명 : JULGI coordinates vascular development and leaf patterning through non-cell-autonomous regulation of miR165/166 / 저자 : 황일두 교수(교신저자/포항공과대학교), 박소영 대학원생(공동 제1저자/포항공과대학교), 조현섭 박사(공동 제1저자/포항공과대학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