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치매는 여전히 ‘가족’의 영역이다. 치매 진단을 받으면 돌봄에 대한 가족들의 부담이 커진다. 시설 선택도 고민하게 된다. 진단 당사자는 치매를 앓는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끼고 불안에 시달린다.
‘한국에 없는 마을’은 이것이 치매에 대한 유일한 해법인지 묻는다. 그리고 치매 돌봄이 ‘어디에 맡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의 문제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오랜 기간 치매 문제에 대응해 온 여러 선진국의 마을 공동체와 돌봄 철학을 살펴보며, 통합 돌봄 시대를 맞이한 한국 사회가 고려해야 할 선택지를 짚는다.
치매의 핵심은 치매인이 어떤 공간과 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할 것인가에 있다. 약과 치료로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치매 마을에선 치매를 앓아도 일상이 이어진다. 그곳에서 치매인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이웃이자 주민이다. 고립에서 벗어나 관계 속에서 돌봄을 지속하게 하는 방식이다.
저자 황교진은 치매 공감 전문 언론 디멘시아뉴스 편집국장으로, 오랜 돌봄 가족의 경험을 ‘한국에 없는 마을’에 담았다. 그는 해답을 찾기보다, 한국 사회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질문 앞에 서 있음을 강조한다. ‘한국에 없는 마을’은 치매를 피하고 싶은 두려움의 대상에서 우리 사회가 함께 설계해야 할 미래 과제로 끌어올리는 기록이다.
‘한국에 없는 마을’에는 네덜란드 호그벡, 프랑스 랑드 알츠하이머, 일본 오무타시와 후지사와시 그룬트비, 노르웨이 카르페 디엠, 캐나다 빌리지 랭글리 등 세계 각지의 치매 마을과 치매 친화 지역사회가 담겼다. 다양한 세계 치매 마을을 탐방하고 나면 ‘왜 우리는 아직 이런 마을을 갖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이 맴돈다. 초고령사회 한국이 마주한 치매와 돌봄 문제를 사회적 논의의 장으로 확장한 기획성과 공공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중소출판사 성장도약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