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환자에만 허가됐던 NF1-PN(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 치료제 ‘코셀루고’(성분명 셀루메티닙)가 성인으로 적응증이 확대되며 치료길이 열렸다. 그동안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성인 NF1-PN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범희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교수는 4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코셀루고 성인 적응증 확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코셀루고의 성인 적응증 확대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돼 있던 성인 NF1-PN 환자들에게 치료 희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적응증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경섬유종증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신경계, 뼈, 피부에 발육 이상을 초래하는 희귀질환이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신경섬유종증 1형의 경우 일반적으로 10세 이전에 진단된다. 약 50%는 유전으로 나타나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신경섬유종증 1형 환자의 20~50%에서 나타나는 총상신경섬유종(PN)은 얼굴, 척추 주위, 장기 등 모든 신체 부위에서 발생한다. 신체 성장에 따라 병변도 계속 커져 수술을 진행해도 재발 위험이 높다. 종양이 커질수록 신체 기형이나 시력, 청력, 인지 능력의 손상을 유발하며, 척추측만증, 내장 기능 저하, 심각한 통증 등의 합병증을 동반해 생명을 위협한다. 특히 PN은 신경을 따라 발생해 외모 손상과 통증, 장기 압박을 유발할 뿐 아니라 악성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섬유종증은 성인이 되면 고통이 더 심해지는데, 그동안 치료제 급여 적용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만 이뤄졌다. 지난 2021년 코셀루고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속심사제도를 통해 국내 허가를 받았고, 2024년 수술이 불가능한 총상신경섬유종을 동반한 신경섬유종증 1형의 만 3세 이상 만 18세 이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반면 만 19세 이상이면 진료 의사가 지속 투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객관적 사유가 있고, 투여 소견서를 제출하는 경우만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코셀루고는 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MEK 1/2 효소’의 활성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이다. 국내 만 3세 이상 소아 및 성인 NF1-PN 환자에게 코셀루고를 투약한 결과, 성인 환자에서 PN의 부피가 안정적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종양 감소 효과는 최대 26주기까지 유지됐다. 또 성인 NF1-PN 환자의 61.5%가 치료 후 삶의 질 역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NF1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신경인지기능 저하 역시 성인 환자에서도 코셀루고 치료 후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투약 12주기 시점에서 전체 지능지수, 처리 속도의 평균값이 기준치 대비 향상됐다.
이 교수는 “기존에 NF1-PN은 외과적 수술이 주요 치료 옵션이었으나, 종양의 위치 특성상 신경 및 혈관 손상 위험으로 완전 절제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코셀루고는 성인 환자에게도 NF1-PN의 부피 감소뿐 아니라 신경인지기능, 삶의 질 등 다양한 NF1 동반 증상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치료 옵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약물의 효과는 치료 초기 6개월 동안 뚜렷하게 나타난 뒤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을 보이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장기간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가장 오래 치료받은 환자는 6년 이상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종양 크기 감소 외에도 통증 완화, 삶의 질 개선, 카페오레반점의 색이 옅어지는 변화 등 환자들이 직접 체감하는 긍정적 효과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황수진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교수도 “코셀루고 투여 환자는 위약군 대비 빠르고 뚜렷한 종양 부피 감소 효과를 보였다”면서 코셀루고가 그동안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성인 NF1-PN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황 교수는 “성인 환자군에서 나타난 주요 이상반응을 살펴보면 피부 발진과 가려운 곳을 긁으면서 생기는 이차 세균감염, 부종 등 대체로 관리 가능한 수준의 부작용을 확인했다”며 “특히 아시아 환자군에서 치료 반응이 우수하게 나타난 만큼, 성인 환자에 대한 급여 확대가 이뤄질 경우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철웅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희귀질환사업부 전무는 “코셀루고는 그동안 치료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성인 NF1-PN 환자 치료 환경에 새로운 변화를 제시하는 치료제”라며 “이번 성인 적응증 확대를 통해 만 3세 이상 소아·청소년에 이어 성인 환자에게까지 치료의 지평을 넓힐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희귀질환 분야의 미충족 수요에 지속적으로 주목하며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개선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