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다음 달 대표이사 선임을 앞둔 가운데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하며 적극적인 주주 활동 의사를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KT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 대해 발언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4일 국민연금이 공시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29일 KT 지분 0.62%(155만6640주)를 처분했다. 국민연금의 KT 지분은 7.05%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2대 주주다. 이와 동시에 약 1년 만에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단순투자는 일반 소액주주와 같이 주주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단순 의결권 행사만 가능하며 차익실현이 목적이다.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줄 목적은 없지만 위법행위를 한 임원에 대한 해임, 배당 확대, 정관 변경 등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KT의 CEO 교체 시기마다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했다. 앞서 2022년 11월 구현모 전 KT 대표가 연임을 공식화하고 KT 이사회 역시 차기 CEO로 내정을 결정했지만, 국민연금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형평성을 지적하며 완전 공개경쟁 방식으로 CEO 선임을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KT는 당시 이사회가 수차례 CEO 선임 결정을 뒤집고 대표이사 후보와 사외이사까지 사퇴하는 혼란을 빚었다. 결국 김영섭 KT 대표가 선임되기는 했으나 5개월 간 직무대행 체재로 경영 공백을 겪었으며, 정권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구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통해 “정관에 따라 추천된 대표이사 후보를 외부에서 개입해 사퇴시키고 사외이사들까지 사퇴하도록 해 무려 6개월 동안 대표이사도, 이사회도 없는 기형적 경영 공백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이 이사회가 꾸려졌고 대표이사가 선임됐으나 이사회의 정당성은 훼손되고 경영의 연속성도 단절됐다”고 강조했다.
이후 KT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과 부문장급 경영임원 인사 임명 시 이사회의 사전 심의·의결을 받도록 이사회 규정을 개정했다. 이사회 절차가 늘어난 만큼, 박윤영 차기 KT 대표이사 최종 후보가 새 틀을 짜기에 제약 또한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현재 KT 사외이사 7명 중 6명은 윤석열 정부 시기 선임됐다. 최양희 한림대 총장, 윤종수 전 기후환경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등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된다. 앞서 지난해 초 KT 이사회는 임기가 만료된 이사 4명 전원을 재추천하며 셀프 연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선 국민연금이 이번 조치를 통해 박 후보의 지원군 역할을 하며 이사회를 압박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KT CEO 선임과정에서 입김을 불어넣겠다는 것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니기에 이번에도 압박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박 후보와 김영섭 대표 간의 인사권 협의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