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코로나19 사태 당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로비를 지시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코로나19 당시 신천지 고위 관계자들이 법조계와 정치권 접촉을 논의한 녹취를 확보했다.
2021년 6월 신천지 2인자였던 고동안 전 총무와 신천지 간부 통화 녹취에는 이만희 총회장이 이희자 근우회장을 통해 검사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A 국회의원과 신성식 당시 수원지검장에게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담겼다.
고 전 총무는 “(이 총회장이) 이희자 근우회장에게 도와달라고 전화하겠다고 했고 A 의원을 통해 수원지검장을 요리해달라고 정확하게 말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A 의원을 만나 수원지검장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확인해보고, 확실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조세포탈 건에 대해 무마시켜라 그렇게 부탁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 총회장이 수사 무마를 지시했다는 정황이 녹취에 담긴 셈이다.
다른 녹취에서도 고 전 총무는 “이 회장이 A 의원과 친한 게 맞는다고 했다”며 “A 의원을 만나서 이분이 신성식 그 분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 이번 주에는 급하게 저보고 정장 입고 구윤철 장관(당시 국무조정실장)을 만나러 가자고 하시길래 무턱대고 가는 건 걱정된다고 그랬다”는 취지의 발언도 녹취에 포함됐다.
고 전 총무는 조세포탈 사건을 담당하던 검사에 대해서도 “B 변호사가 이 부장검사랑 엄청 친하다고 한다”며 “그 검사가 ‘수원지검이 너무 바빠 조세포탈 사건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새로운 부장검사가 누가 될지 모르지만 친한 사람을 찾아서 잘 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했다더라”고 전했다.
2022년 녹취에선 신천지 2인자였다가 내부 폭로에 나선 김남희씨 사건 담당 검사가 바뀌었다면서 “여자 검사인데 C한테 맡겨서 작업을 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신천지가 이 회장과 부장검사 출신 김모 변호사를 통해 법조계와 정치권에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녹취에는 신천지 간부가 이 회장은 호남 쪽 인맥이 많고, 김 변호사는 국민의힘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하다고 언급하는 내용도 나왔다. 김 변호사는 부장검사 출신으로 신천지가 정치권과 법조계 로비를 위해 만든 ‘상하그룹’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도 녹취에서 “(이 총회장이) 국세 사건도 이야기하셨는데, 검찰에서 끝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길래 검찰에서 드롭(불기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로비 관련 문건을 전달하며 “다른 데는 보여드리면 안 된다고 했다. 로비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필요 없으면 총회장님이 직접 파기하면 좋겠다고 했다”는 녹취도 나왔다.
신천지는 2020년 코로나19 방역 방해 혐의와 세무조사 등으로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세청은 2020년 4월부터 10월까지 신천지 유관 단체인 사단법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벌여 법인세·증여세 등 약 48억원을 부과했다. 같은 시기 검찰은 방역 방해 혐의로 신천지를 압수수색하고 이 총회장과 간부들을 구속기소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전방위 로비를 통해 수사와 세무조사 국면을 타개하려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공개된 녹취에는 이 총회장이 구속 전 간부에게 “국회의원도 만나고 청와대 사람도 만나고 판사도 만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 된다”고 말한 내용도 담겼다.
전직 신천지 간부는 “당시 조세포탈 문제뿐 아니라 이 총회장의 사법 리스크, 간부들의 구속, 각종 소송이 겹쳐 정치권과 법조계 인맥이 두터운 김 변호사와 이 회장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신천지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