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DMZ 관할권 조정 실무협의…‘철책 이남 한국군 통제’ 구상 제시

국방부, DMZ 관할권 조정 실무협의…‘철책 이남 한국군 통제’ 구상 제시

기사승인 2026-02-05 15:07:49
파주 지역 DMZ 전경. 연합뉴스
비무장지대(DMZ) 관할권을 둘러싼 한미 간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방부가 미국 측과 유엔군사령부에 DMZ 남측 구역 중 일부에 대해 한국군의 출입 통제·관할권 행사를 허용하는 방안을 실무선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방부는 ‘공동관리’ 제안설에 대해선 선을 그으며 유엔사와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5일 “정전협정에 따른 유엔사의 권한을 존중하며 DMZ 관련 사안은 유엔사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 실무선은 군사분계선(MDL) 기준 남쪽 2㎞까지인 DMZ 남측 구역 가운데, 실제 설치된 남측 철책(남방한계선) 이남 지역에 한해 한국군이 관할권과 인원 출입 승인 권한을 갖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시했다. 철책 이북은 기존처럼 유엔사가 관할하는 구조다.

이는 지형과 작전 여건으로 일부 구간에서 철책이 남방한계선보다 북쪽에 설치된 현실을 반영한 구상이다. DMZ 남측 구역 중 철책 이남 면적은 기준에 따라 약 30% 수준으로, 이 지역에는 이미 일반전초(GOP) 등에서 한국군 병력이 상주하며 경계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군 내부에선 “운영상 한국군 통제가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 사례로는 육군 22사단 관할 금강산 전망대가 거론된다. 일반전초임에도 남방한계선 북측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현재는 출입 시 유엔사 승인이 필요하다.

다만 이 같은 논의는 한미 실무선 차원에서 일부 오간 수준으로, 미 국방당국과 유엔사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DMZ와 관련해 유엔사와 협의 중”이라고만 밝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역시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에게 ‘공동관리’를 제안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번 실무 구상은 정치권과 통일부가 추진 중인 ‘DMZ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률(DMZ법)’과는 결이 다르다. DMZ법은 비군사적·평화적 목적에 한해 한국 정부가 DMZ 출입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인데, 유엔사는 이에 대해 정전협정과의 충돌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 왔다. 유엔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정전협정 1조 10항을 근거로 DMZ 남측 구역의 민사행정과 구제사업 책임이 유엔군사령관에게 있음을 재확인했다.

국방부 실무선 제안은 목적별 권한 구분이 아니라, 남측 철책을 기준으로 지역을 나눠 관리하자는 절충안 성격이다. 만약 합의에 이른다면 통일부가 추진하는 ‘DMZ 평화의 길’ 일부 구간 재개방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유엔사가 DMZ 관할권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실제 조정까지는 상당한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조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