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 소송 상고심을 진행하며 지난 2심에서 입증된 사실들을 토대로 흡연 피해자들의 보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담배 소송 상고를 제기한 이유 등을 설명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건보공단은 이에 불복해 5일 오전 상고장을 제출하고 대법원 판단을 요청했다.
건보공단은 2심에서 패소했지만, 1심 판결과 비교해 의미 있는 판단 변화가 있었다며 상고심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1심에서는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2심에서는 연관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2심 판결에서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더 이상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1심과 비교해 진전된 부분”이라며 “과거 대법원 판례에서 폐암을 비특이적 질환으로 봐온 흐름이 있어, 이를 뒤집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이 소송 대상자인 흡연 피해자 개개인의 질병과 담배 사이의 인과관계를 엄격하게 요구한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건보공단은 2심 판결의 판단 논리를 다투는 한편, 담배 회사의 중독성과 유해성에 대한 정보 제공이 충분했는지 여부와 첨가물 성분 표시, 제품 설계 과정의 문제를 상고심에서 쟁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소송 대상자인 1960~70년대 흡연자 기준에서 보면 당시 사회 전반에서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한 인식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과거 담배가 고혈압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기사 등을 근거로 제시해, 2심이 전제한 1960~70년대 사회의 담배 유해성·중독성 인식이 존재했다는 판단을 반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담배 성분 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떤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라며 “첨가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해성이 지적돼 온 벤즈알데히드 성분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첨가물의 유해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2심 판단에 반론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건보공단은 담배 소송을 통해 흡연 책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끌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국가가 담배를 전매하며 관리하던 시기에는 담배의 중독성과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정 이사장은 “담배가 지금 새로 나왔다면 중독성과 유해성 때문에 마약이 됐을 것”이라며 “과거 나라가 담배를 전매하며 주요 수입원으로 관리했기에 불법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은 우리 사회가 담배에 대한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보고 담배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소송을 계기로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