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김준기 DB 회장, 공익재단 동원 지배력 유지”...검찰 고발

공정위 “김준기 DB 회장, 공익재단 동원 지배력 유지”...검찰 고발

기사승인 2026-02-09 11:41:55
성범죄 혐의로 법원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김준기 DB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김준기 DB그룹 회장이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사익 추구를 위해 공익 재단과 위장계열사를 장기간 은폐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 제출 과정에서 김 회장이 동곡사회복지재단과 그 산하 회사 15곳을 소속 계열(재단회사)에서 누락한 행위가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해당 회사들은 삼동흥산, 빌텍, 강원일보, 강원여객자동차 등으로 일부는 현재 폐업 상태다.

이들 재단과 재단회사는 1999년 계열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공정위는 최소 2010년 이후 DB그룹이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방어, 사익 추구를 위해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해 왔다고 판단했다. 특히 2016년부터는 재단회사를 전담 관리하는 직위까지 설치해 조직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한 사실도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재단회사들은 디비아이엔씨와 디비하이텍 등 핵심 계열사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자금 조달, 지분 매입, 유상증자 참여 등에 반복적으로 동원됐다. 김 회장이 재단회사로부터 거액을 대여받거나, 재단회사가 디비하이텍 지분을 취득해 내부 지분율을 보완한 사례도 확인됐다.

또 DB그룹 내부 문서에는 재단회사들을 계열사처럼 관리한 정황이 다수 담겨 있었다. 외부 노출을 우려해 조직도에서 재단 계열을 점선으로 표시하거나 배포 시 삭제 지침을 두는 등 은폐 시도도 있었다. 공정위는 이러한 정황을 종합해 재단 및 재단회사들을 김 회장의 실질적 지배력이 미치는 계열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재단회사들은 DB그룹 계열사와 자금·자산 거래를 지속해 왔다. 특히 DB그룹의 총수 및 총수일가(딸), 주력계열사인 디비하이텍, 디비아이엔씨, 디비손해보험은 재단회사들과 수년간 자금·자산 등을 거래한 내역도 다수 확인됐다. 여기에 재단회사들인 삼동흥산, 빌텍, 뉴런엔지니어링, 탑서브, 동구농원은 DB 소속회사로부터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해 왔다. 임원 겸직과 인사 교류도 수십 년간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음잔디 기업집단관리과장은 “DB측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확대와 사익 추구였고 재단회사들은 그야말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공정위는 이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엄중히 제재함으로써, 다른 기업집단에게도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건은 기업집단의 계열관계 판단에 있어 일반적인 ‘지분율’ 요건이 아닌 동일인 측의 지배력 요건을 고려해 입증한 최초의 사례"라며 ”앞으로도 정확한 지정자료 제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감시활동을 지속하고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