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국은 한국과의 비관세장벽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려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3일 방미 당시 그리어 대표와의 회동에서 오간 대화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와의 무역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한국 정부에는 투자 요청과 함께 비관세 장벽 개선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상 간 합의 이후 투자 진척은 더디고 비관세 분야는 추가 협의키로 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리어 대표는 특히 “(한국 외) 다른 나라와도 비관세 장벽 협상을 해야 하므로 바쁘다. 한국 시장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다”며 “만약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다면 관세를 인상해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적자를 개선하려는 점을 한국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조 장관은 전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대단히 잘못된 방법”이라며 논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그리어 대표는 조 장관에게 각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 현황표를 보여주면서 조속한 협의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관세 인상을 위한 미 정부의 관보 게재가 유보된 것이냐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섣불리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전이라도 실무팀을 만들어 협상을 준비하라는 특별 지시를 했다고 알려졌다. 조 장관은 “이 대통령의 구체적인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국무위원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빠르게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며 “통상교섭본부장이 USTR과 협의를 빠르게 진척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우라늄 농축·재처리와 핵추진 잠수함 등 안보 현안과 관련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2월 중 미국 안보 협상팀이 각 부처를 망라해 방한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야당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핫라인을 구축해놓고도 관세 인상 움직임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총리는 “미 행정부 내에서도 한두 명만 인지한 매우 갑작스러운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핫라인은 의미가 있다”고 해명했다.
김 총리는 미국의 관세 압박 배경으로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지목했다. 그는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투자 프로젝트 결정과 실제 자금 납입이 지연되고 있다는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미투자특별법은 2월 안에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