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이하 노조법) 시행을 앞두고 철강업계의 하청노동자 집단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 및 구조적 불황, 산업용 전기료 부담, 미국 관세 등 악재를 거듭하고 있는 철강 주요 기업 입장에선 연초부터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됐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은 지난 4일 ‘포스코 협력사·공급사 노조연대’를 출범하고 원청 포스코를 상대로 소통 및 상생 협력을 촉구했다.
이번 포스코 하청노조연대에는 포항 22개사, 광양 12개사 등 총 34개의 협력사·공급사 노조가 참여했다. 이들은 전국에 산재돼 있는 하청노조의 목소리를 하나로 하며 지역별 현안에 대응하고, 원청 포스코와 공동교섭에 나설 목적으로 출범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하청노조연대 이수출 공동의장은 출범 기자회견 당시 “노란봉투법 취지에 따라 ‘진짜 사장’ 포스코에 정당하고 신속한 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포스코는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으로서 우리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즉각 교섭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10일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어도 근로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사용자로 인정한다는 문구를 담고 있다. 경우에 따라 원청의 책임이 하청노동자로도 확대되는 개념이다.
현대제철 하청노동자들 역시 민주노총을 통해 움직임을 집단화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민노총 전국금속노조는 현대차와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한화오션 등 24개 하청 지회·분회가 13개 원청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경우 19개 하청업체, 3개 소속 지회 2536명의 하청노동자가 그 대상이다.
특히 포스코, 현대제철은 사측 입장에서 봤을 때 최근 하청노동자 관련 소송에서 쉽지 않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은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 포항·광양지회 소속 노동자 376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11월28일 노동자 88명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원고 승소로 노동자의 손을 들어줬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달 중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으로부터 당진공장 협력사 10곳의 노동자 1213명을 직접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받았다. 현대제철이 협력사 노동자를 불법파견 형태로 운영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현대제철이 당진공장 하청노동자들의 불법파견 의혹 관련 소송에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것과 별개로 내린 행정조치라는 게 천안지청 측 입장이다. 다만 두 건의 노동자들은 모두 일치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2023년과 2024년 노사 임금단체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파업 위기 등 진통 끝에 어렵게 합의점을 찾은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노사가 철강 업황 어려움에 공감해 비교적 수월하게 타결에 이르렀다.
그러나 내달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회사는 이론적으로 본사 노조와 동시에 하청노조와도 교섭을 이어가야 한다. 특히 근로 형태에 따라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협력사의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도 존재해 대표성을 갖는 단체를 찾는 데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 관세 여파 등으로 통상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경기 침체와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등 내수에서도 올해 전망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비용 부담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