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소란 행위로 감치 처분을 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을 둘러싸고, 법정 질서 유지와 변호인의 변론·조력권 보장 범위를 놓고 법조계 안팎에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김 전 장관 측은 감치 결정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한다고 반발하는 반면, 법정 질서를 해친 행위에 대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진행된 속행 공판에서 재판부에 지난 3일 이뤄진 감치 집행 경위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이 재판은 형사34부 재판장이 소송 지휘하는 곳이고, 감치 명령을 재판이 종료된 직후 집행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어떤 통지나 예고도 없이 변호인 중 한 사람을 감치하는 건 피고인 이익에도 반하는 것이라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성진 부장판사는 “답변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김 전 장관 측은 “변호인 입장에서는 피고인을 조력할 권리, 피고인에게는 조력 받을 권리 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고 반박했고, 특검 측은 “감치 명령 집행은 본 사건과 무관한 별개의 절차”라며 “재판 진행과 연결해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맞서며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김 전 장관의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 공판이 끝난 직후 감치됐다. 앞서 이 변호사에게 법정 소란을 이유로 감치 선고를 내렸던 형사합의33부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가 직접 법정으로 들어와 감치 집행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우현 변호사는 당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감치가 집행되지 않았고, 이날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감치 15일을 선고받은 이 변호사는 오는 16일까지 서울구치소에 구금된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징계 개시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대한변협 조사위원회는 이 변호사의 유튜브 욕설 발언에 대해 징계개시를 청구하기로 의결했다. 조사위 의결 결과는 변협 징계위원회로 회부된다. 징계위는 이 변호사의 소명을 듣고 증거 등을 검토한 뒤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변협은 다만 함께 신청된 권우현·유승수 변호사의 징계개시 신청 건은 기각했다. 법정 내 발언 부분은 변론권 보장 차원에서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변협 측은 “현재로선 징계개시를 청구하기로 한 단계에 불과해, 징계위원회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재판장의 법정 질서 유지를 위한 퇴정 명령에도 이를 거부해 법원의 심리를 방해한 점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재판장에 대한 욕설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반복한 점 등을 징계 사유로 들어 이 변호사 등에 대한 조치를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통보했다. 이후 변협 회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위에 징계 개시를 신청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는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장관과 함께 증인석에 앉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허가하지 않았고, 두 변호사는 방청석에서 발언을 시도하다 퇴정당했다.
재판부는 이후 별도로 감치 재판을 열어 두 변호사에게 감치 15일을 선고했으나, 이들의 신원 확인 거부로 즉시 집행되지 못했다. 두 변호사는 석방 당일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재판부를 향한 욕설과 비난성 발언을 이어가며 논란을 키웠다.
감치는 법정 질서를 위반한 사람을 재판부가 일정 기간 구치소 등에 유치하는 제도로, 변호인이 법정 내 행위로 감치 처분을 받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법조계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오랜 기간 판사로 근무했던 A 변호사는 “변호사가 재판부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한계를 넘은 것”이라며 “감치 결정은 법정 내 구체적인 질서 위반 행위에 따른 결과로, 법조계 내부에서도 이를 정당하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 절차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라면 훈계로 끝날 수 있는 사안일지 몰라도, 법을 직업으로 삼는 변호사는 다르다”며 “사법부 판단을 존중해야 할 전문가가 재판 진행과 무관한 언행으로 법원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형사법 전문인 B 변호사도 “변호인의 돌발적인 언행은 통상적인 재판 과정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라며 “재판을 정치적 메시지나 개인적 주장 전달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