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빛으로 작동하는 전자코'… KRISS, 실온 정밀 가스센서 개발

'파란빛으로 작동하는 전자코'… KRISS, 실온 정밀 가스센서 개발

Type-I 이종접합 ‘에너지 우물’ 형성
수소·암모니아·에탄올·NO₂ 선택 검지
검출한계 기존 대비 56배 개선
습도 80%·300일 구동에도 성능 유지

공장·발전소 안전센서부터 스마트폰·웨어러블 개인 경보까지 응용 기대

기사승인 2026-02-11 15:11:47
LED 기반 다종 식별 가스 센서 모식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뜨거운 열 대신 저렴하고 안전한 파란색 LED 빛을 이용해 다양한 유해가스를 정밀하게 구별하는 차세대 가스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해 일상 속 가스 누출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안전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KRISS 화학소재측정본부 권기창 박사팀은 서울대 남기백 박사과정과 공동연구로 인듐옥사이드(In2O3) 위에 인듐설파이드(In2S3)를 얇게 코팅한 나노 구조를 개발해 가시광선 LED 기반 가스 센서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산업현장에 쓰이는 가스 센서는 가스 분자와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200~400℃의 고온으로 가열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크고, 센서 소재가 빨리 고장나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빛을 이용하는 방식이 제안됐지만, 자외선은 인체에 해롭고 가시광선은 반응이 약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빛 반응성이 낮은 한계를 독창적인 소재 설계로 극복했다. 연구팀은 산화물 반도체 인듐옥사이드 위에 황화물 반도체인 인듐설파이드를 얇게 코팅한 나노 구조를 만들었다.

Type-I 이종접합 구조체의 모식도, 파란색 LED 빛을 금속산화물 및 황화물 구조에 조사했을 때, Type-I 이종접합이 에너지 우물 역할을 하며 전자와 정공이 표면의 금속황화물 층으로 모이도록 설계했다. 이 구조를 통해 별도의 고온 히터 없이도 상온에서 센서 표면이 효과적으로 활성화되며, 가스와의 반응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 구조는 서로 다른 두 반도체가 맞닿아 있는 제1형 이종접합 형태로, 마치 에너지 우물처럼 가두는 효과가 있어 빛을 받았을 때 생성된 전하가 흩어지지 않고 반응이 일어나는 표면으로 집중된다. 

덕분에 별도 히터 없이 파란색 LED만 비춰도 가스 분자와 즉각 반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센서에 백금, 팔라듐, 금 등 서로 다른 귀금속 나노 입자를 입혀 '전자 코' 기능을 구현했다. 

각 귀금속 촉매는 특정 가스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여러 가스가 섞인 환경에서도 수소, 암모니아, 에탄올, 이산화질소 등을 정확히 가려냈다.

실험 결과 이 센서는 검출한계(LOD)가 201.03ppt로, 기존 LED 방식 센서보다 56배 개됐다. 

특히 습도가 80%인 악조건이나 300일 이상 장기 구동에도 초기 성능을 유지하는 내구성도 갖췄다.

LED 기반 다종 식별 가스 센서의 전자코(E-nose) 성능 실험 결과. 금속산화물 및 황화물(In2O3, In2S3) 센서 표면에 백금(Pt), 팔라듐(Pd), 금(Au) 등 서로 다른 귀금속을 도포해 각 금속의 촉매 특성을 활용한 가스 감지 실험을 수행했다. 이산화질소뿐만 아니라 수소, 암모니아, 에탄올 등 총 네 종의 가스를 상온에서 구별할 수 있는 전자 코 특성을 확인했다. 특히 파란색 LED를 이용해 상온에서 전자 코를 구현한 사례는 기존에 보고된 바 없는 성과로, 가시광 기반 다종 가스 분별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 기술은 고온 가열이 필요 없어 전력 소모가 적고 실온에서 작동해 공장이나 발전소의 안전센서, 배터리 소모에 민감한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 개인용 유해가스 알림 서비스 등에 응용이 기대된다.

권 박사는 "향후 촉매 조합을 최적화해 각 산업현장 특성에 맞는 유해가스를 선별 감지하는 맞춤형 지능형 센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게재됐다.
(논문명: Visible Light-Driven Heterojunction Array Based on Type-I In₂S₃/In₂O₃ for Selective Multi-Gas Discrimination)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KRISS 권지환 첨단소재측정그룹장, 전종철 기술원, 권기창 책임연구원, 서울대학교 남기백 박사과정생).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