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 루버 추락, 전 과정 관리 부실이 낳은 참사…경남도 사고조사위, 11개월 만에 조사 결과 발표

창원NC파크 루버 추락, 전 과정 관리 부실이 낳은 참사…경남도 사고조사위, 11개월 만에 조사 결과 발표

창원시 "책임 무겁게 인식"
NC다이노스, 공식 입장 없어
사고 책임 범위와 형사 책임 여부, 경남경찰청 판단 관심

기사승인 2026-02-13 00:17:30 업데이트 2026-02-13 00:21:23
창원NC파크 루버 낙하사고 외벽

지난해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루버 추락 사망 사고는 구조적·기술적 결함과 설계·발주·시공·유지관리 전 과정의 관리 미흡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기관별 책임 소재는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향후 경찰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경상남도 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박구병)는 12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사고 발생 11개월 만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해 3월 29일 NC다이노스 홈구장 창원NC파크 4번 게이트 인근 구단 사무실 외벽에 설치된 무게 33㎏의 알루미늄 루버가 17.5m 아래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관중 3명이 다쳤고 이 중 20대 1명은 머리를 크게 다쳐 이틀 뒤 숨졌다.

경남도 사고조사위원회가 12일 경남도청에서 이같은 창원NC파크 외부 구조물 탈락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사 결과, 해당 루버는 창문 유리 파손 보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탈거됐다가 재부착됐다. 이 과정에서 상부 체결부에 풀림 방지용 너트·와셔가 적절히 사용되지 않았고 볼트 규격에 맞지 않는 와셔가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박구병 위원장은 “풀림방지용 주름 와셔 대신 평평한 와셔를 사용했고, 볼트 굵기보다 와셔 내경이 더 커 체결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체결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바람, 이른바 빌딩풍 등에 따른 반복 진동이 누적되면서 상부 체결부가 약화됐고 이후 상부 너트가 순차적으로 이탈하면서 하부에 하중이 집중돼 루버가 추락했다는 것이 사조위 판단이다.

2019년 설치된 창틀 실리콘(왼쪽), 2022년 말 교체된 창틀 실리콘(오른쪽)

사조위는 이와 함께 △실시설계 도면과 시방서에 구조물 관련 정보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점 △시공 과정에서 책임 구분이 모호했던 점 △건설사업관리자의 관리·감독이 미흡했던 점 △유지관리 단계에서 점검·보수가 충분하지 않았던 점 등을 간접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따라 설계 단계에서 외벽 마감재와 부착 구조물의 규격·재질·성능·부착 방식 등을 도면과 시방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발주 단계에서 관련 비용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시공 단계에서는 볼트·너트·와셔 등 부자재의 규격·성능 검증 절차를 마련하고, 유지관리 단계에서는 하자보수 이력 관리와 법정 점검 항목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구병 경남도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이 12일 경남도청에서 창원NC파크 외부 구조물 탈락 사고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특정 단계의 단일 과실이 아니라 전 과정의 관리 미흡이 누적된 사고”라며 “제도 개선과 현장 관리 강화를 통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기관별 책임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보고서를 토대로 경찰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창원시는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별도 브리핑을 열고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시는 “야구장을 조성·소유한 주체로서 책임을 무겁게 인식한다”며 사조위 지적을 존중하고 엄중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시는 창원시설공단과 함께 보고서를 전달받는 대로 면밀히 검토해 미비점을 신속히 보완하고 야구장을 포함한 공공시설물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오후 경남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종필 창원시 기획조정실장, 김만기 창원시 문화관광체육국장, 이경균 창원시설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왼쪽부터)이 창원NC파크 사상사고의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사조위가 구조적 원인 중심으로 설명하고 기관별 책임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유족 측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족 측은 “명확한 답이 빠졌다”고 지적했고, 유족을 지원하는 민주노총도 “주어 없는 발표”라며 책임 소재 규명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유족 측은 창원시설공단과 NC 구단을 상대로 각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사고의 구체적 책임 범위와 형사 책임 여부는 수사를 진행 중인 경남경찰청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

한편 NC다이노스는 이날 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
강종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