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큰집을 찾은 30대 직장인 A씨는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친척 어르신의 이상한 변화를 발견했다. 어르신이 최근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보고 시장에서 산 약초로 끓인 차를 마신 이후 눈이 노랗게 변했고, 소화불량을 호소하며 식사량도 줄어든 상태였기 때문이다.
명절에 모인 가족들이 가장 먼저 나누는 이야기는 대개 건강에 관한 내용이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양제나 건강식품을 추천하는 대화도 명절의 익숙한 풍경이 됐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구입한 영양제와 건강식품은 오히려 가족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명절에 영양제를 선물하기보다 해를 끼칠 수 있는 제품을 점검하고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명절을 계기로 정리가 필요한 영양제와 식품의 기준으로 △신뢰할 수 없는 업체가 생산한 제품 △소화불량 등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제품 △출처가 불분명한 비가공 식품 등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집에 있는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의 제조업체다. 최근 SNS 등을 통한 건강기능식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특히 지역시장 건강원 등에서 구입한 영양제나 한약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지역에서 활동하는 약사 A씨는 “가족들이 먹는 영양제를 볼 때 가장 먼저 제조원이 어디인지, 식약처 허가를 받은 회사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허가받지 않은 업체의 제품은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경계하고, 필요하다면 폐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고려할 대상은 복용 후 소화불량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이다. 검증된 제품이라도 복용자에게 불편함을 준다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약사 B씨는 “고함량 비타민 가운데 지용성 비타민 A·D·E·K가 포함된 제품은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체내 흡수가 원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위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복용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약초, 나무 등을 원료로 쓴 분말·차 형태의 제품도 점검해야 한다. 전통시장이나 건강원에서 노니, 가시오가피, 헛개나무 등을 구매해 가루로 섭취하거나 차로 마시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건강 증진 효과가 알려져 있지만 독성이나 부작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신중한 섭취가 요구된다.
약사 A씨는 “노니 가루는 항산화·항염증 작용이 알려지며 장년층에서 많이 찾는다”며 “일부 효과가 있지만 독성 제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위벽을 자극하고 간 수치를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명절에 영양제를 선물하기보다 집에 있는 오래된 제품을 정리하고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가족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며 “더하기가 아닌 빼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