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즌2’와 다른 길…李 집값 승부수, 핵심은 ‘자금 흐름 전환’

‘문재인 시즌2’와 다른 길…李 집값 승부수, 핵심은 ‘자금 흐름 전환’

규제 아닌 자금 흐름 재설계…코스피 5000, 구조 전환의 축
野 “문재인 시즌2” 공세…靑 “금융시장 키워 투자 지형 바꾼다”

기사승인 2026-02-18 06:00:05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안정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정책의 초점은 가격 통제가 아니라 경제 구조 재편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에 묶인 자산을 금융시장으로 이동시키는 ‘자금 흐름의 재설계’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규제로 시장을 억눌렀다면, 현 정부는 자본시장 확대를 통해 투자 지형을 바꾸려 한다는 점에서 접근법이 다르다. ‘코스피 5000’은 단순한 증시 목표치가 아니라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를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축이라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다주택 규제 강화와 투기 차단 의지를 연이어 밝히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4억원가량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왔다는 기사를 직접 공유하며 시장 안정 신호를 부각했다. “집은 기본적으로 주거수단”이라며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금융상 특혜 회수 필요성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청와대 역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제도가 예정대로 종료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규제 복원 기조를 확인했다. 겉으로 보면 부동산 규제 강화로의 회귀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즌2”라며 과거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중심 정책이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같은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부동산 보유 문제를 거론하며 정책 정당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의 설명은 다르다. 단순한 수요 억제가 아니라 투자 자금의 방향을 바꾸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17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부동산을 조이는 동시에 금융시장을 키우는 투트랙 접근”이라며 “주식 수익률이 부동산 수익률을 대체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투기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정부는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신기록을 경신하는 흐름 속에는 기업가치 제고, 상장 활성화, 개인 투자 참여 확대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 구상이 깔려 있다. 증시 상승이 이어질 경우 부동산 규제에 대한 시장 저항을 흡수할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흐름은 고위 공직자들의 자산 이동 사례에서도 나타난다. 금융당국 고위 인사가 다주택 논란 이후 아파트를 매각하고 ETF 등 지수형 상품으로 자산을 옮겨 상당한 수익을 거둔 사례는 상징적 장면으로 거론된다. 부동산보다 금융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정책 신호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와의 가장 큰 차이를 ‘대체 투자시장 존재 여부’에서 찾는다. 과거에는 규제로 부동산 수요를 억눌렀지만 마땅한 투자 대안이 부족해 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반면 현 정부는 금융시장 자체를 키워 자금이 머물 수 있는 새로운 투자 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하는 한, 부동산 규제에 대한 시장 저항은 과거보다 약할 수 있다”며 “결국 성패는 자본시장 성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SNS 행보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한다. 단순한 여론전이 아니라 자산 이동 의지를 반복적으로 각인시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4일 “소위 ‘부동산 불패’는 우리 정부에서 끝낸다는 것이 기조”라며 “코스피 5000 돌파 등 성취를 경험한 만큼 이번 도전 역시 승부수로 관철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