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원전 ‘계속운전’ 심사 본격화…상반기 고리3·4호기 계획 시작점은

노후 원전 ‘계속운전’ 심사 본격화…상반기 고리3·4호기 계획 시작점은

기사승인 2026-02-20 16:59:55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전경. 연합뉴스 

재생에너지와 함께 탄소중립을 이끌 에너지원으로 원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가운데, 지난해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노후 원전의 설계수명을 연장하는 ‘계속운전(노후 원전의 설계수명 연장)’ 심사가 본격화하면서 올 상반기 관련 일정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리적으론 가동이 가능하지만, 법적 기준에 따라 이미 멈췄거나 곧 멈출 예정인 원전의 수명을 이어가려면 현 시점부터 관련 심사가 속도를 내야 한다는 분석이다.

20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계속운전을 기다리고 있는 노후 원전 9기에 대한 심사를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고리3호기와 4호기는 올 상반기 심사 완료를, 한빛1·2호기는 올 하반기, 한울1·2호기는 2027년 상반기, 월성 2·3·4호기는 2027년 하반기 순으로 심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노후 원전 9기 중 이미 고리3호기(2024년 9월)와 4호기(지난해 8월), 한빛1호기(지난해 12월)는 적기에 계속운전 심사를 받지 못해 가동을 멈춘 상태다. 나머지 원전도 2029년까지 멈출 예정이지만, 만약 원안위의 계획대로 심사가 진행될 경우 한울1·2호기부터는 설계수명 만료 전 계속운전 허가가 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계속운전 심사는 신청된 9개 호기에 대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고리3·4호기와 한빛1·2호기는 올해 심사가 마무리되고 원안위에 상정돼 심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심의 과정 중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지난해 11월 계속운전 심사를 최종 통과한 고리2호기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해소된 쟁점들을 토대로 이후 원전의 심사는 더 속도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리2호기 심사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사고관리계획서와 계속운전 심의 순서에 대한 문제도, 점차 사고관리계획서를 먼저 심의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신규 원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혀 온 이재명 대통령도 기존 원전은 ‘합리적 에너지 믹스’ 차원에서 계속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 계속운전 일정이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준비 밑작업 마친 한수원, 탄소중립·전력 수요 대응할 기존 원전 역할론

계속운전 절차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주기적 안전성평가, 주요기기 수명평가, 방사선환경 영향평가 등 안전성평가서를 제출하고, 운영허가문서와 설비 개선 사항을 담은 운영변경허가를 원안위에 신청하면, 원안위(안전성평가서·운영변경허가 심사)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인허가 기술 심사)이 이를 심사해 판단하는 구조다.

이 중 한수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미 노후 원전 9기에 대한 주기적 안전성평가 보고서를 모두 원안위에 제출한 상태다. 계속운전이 시급한 고리·한빛·한울의 경우 운영변경허가 신청도 마쳤으며, 월성2·3·4호기에 대한 운영변경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에 따르면, 고리2호기를 포함해 계속운전 심사를 앞둔 노후 원전 10기의 합산 시설용량은 8.45GW(기가와트) 규모로, 8.45GW의 연간 전력생산량 약 6만3000GWh는 서울시 한 해 전력소비량(약 4만8800GWh)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들 10기가 계속운전 하게 될 경우 약 107조6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부터 10년간 원자력의 평균 전력 판매량을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했을 경우를 가정해 산출한 수치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도 설계 수명이 만료된 원전 267기 중 91%에 해당하는 244기가 계속운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립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지난해 0.5GW에서 2038년 4.4GW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신규 원전은 물론, 기존 원전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안전성을 전제로 한 계속운전 심사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