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을 주도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금품 수수 혐의를 받은 김건희 여사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년 8개월의 1심 판결이 내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적용 법조와 법정형 범위가 크게 다른 사건이지만, 재판 과정에서의 방어 논리와 인정된 범죄 범위 역시 형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尹 “통치행위는 사법 대상 아냐”…법원 “헌법 질서 파괴” 중형 엄단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과정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의 고유한 통치행위”라고 강변하며 사법 심사의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수사 개시 권한과 통치행위 해당성을 집중 다퉜으며 범죄 성립 자체를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방어권 행사를 넘어선 ‘법질서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평가했다. 재판부는 “국회를 봉쇄해 국회 활동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었다”며 위헌적 권한 행사라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명백한 목적이 있음에도 이를 통치행위로 미화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金, 철저한 ‘실무적 방어’ 집중…범죄성립 요건 다투며 실익 챙겨
반면 김건희 여사의 1심 판결은 ‘법리적 다툼’을 통한 형량 방어가 어느 정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달 28일 김 여사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김 여사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관련 의혹 등 주요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고, 결과적으로 통일교 관련 금품 수수 혐의(알선수재)만 유죄가 됐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고가 사치품을 수수한 점을 두고 “자신의 지위를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오용했다”며 엄중히 지적하면서도 인정된 범죄사실 범위 내에서 형을 정했다. 결과적으로 검찰의 구형량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량이 결정된 배경에는 여러 혐의 중 상당수를 무죄로 이끈 ‘전략적 방어’의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국가 시스템 vs 개인 비리…피고인 태도가 부른 ‘극과 극’ 결과
두 사건은 적용 법조와 법정형의 성격부터 뚜렷하게 다르다. 내란죄는 국가의 존립과 헌법 질서를 침해하는 중대 범죄로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 가능하지만, 알선수재는 보호 법익과 처벌 수위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재판부가 양형 사유로 언급한 피고인의 태도, 범행의 중대성, 인정된 범죄 범위 등은 형량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헌정 질서 침해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고, 김 여사 사건은 개별 금품 수수 사실에 대한 입증 범위가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재판의 구조부터 달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여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대부분 일반 비리나 사기 범주에 해당한다”며 “윤 전 대통령이 내란 혐의를 받는 것과는 범죄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의 틀 안에서 판단될 가능성이 크고, 향후 형량과 집행 여부도 그 범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김 여사는 공직자가 아닌데다 범죄의 중대성 측면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건 모두 항소심이 예고된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의 ‘통치행위’ 논리가 상급심에서 어떻게 재해석될지, 또 김 여사의 나머지 혐의에 대한 검찰의 입증 보강이 이루어질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